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유임'을 결정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논란이 24일에도 지속됐다. 송 장관은 윤석열 정부에서 내정된 인사임은 물론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한 법안들을 반대하며 재의요구권(거부권)을 건의한 바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에는 국무회의에 참석해 아무런 목소리도 내지 않았던 것까지 다시 거론되면서 여야 모두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송 장관을 향해 "과거 본인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를 건의한 법안에 대해 자신의 소신과 철학을 중심으로 국민께 상세히 설명하라"고 쏘아붙였다. 지난해 민주당이 일방 처리한 법안들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건의한 것을 송 장관이 다시 추진할 것으로 보이자 이에 대해 따져 물은 것이다.
실제로 송 장관은 전날 국회에서 양곡관리법에 대해 새 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송 원내대표는 "국민들 시각에선 매우 비겁한 태도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의원 역시 송 장관의 기회주의적인 태도를 비판했다. 안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라며 "금번 인사를 보면 실용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직격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왼쪽)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김민석 고용노동부 차관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도 송 장관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공식적인 논평이 나오지는 않았으나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선 이번 인사에 대해 반발의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송 장관은 농민의 가슴을 멍들게 한 전력이 있다"며 "장관은 임기가 없고 대통령이 임명하고 언제든 철회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민주당 내부에서도 송 장관 임명에 대한 불만이 들끓자 대통령실 우상호 정무수석이 국회를 찾아 민주당 소속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의원들을 만나 인선 배경에 대해 설명하는 등 진화 작업에 나섰다.
우 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송 장관의 인선 취지와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를 부탁했다"며 "의원들은 인사권을 존중하지만, 이 대통령의 공약 관련 정책을 차질 없이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비록 전 정권 장관이어도 통합·실용을 강조하면서 발탁한 것"이라며 "민주당과 함께 해준 분 중에서도 뛰어난 분이 있는 건 알지만, 이번 인사만큼은 통합적으로 가기로 했다는 점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송 장관에게 직접 갈등을 조정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유임 후 첫 국무회의에 참석한 송 장관에게 "사회적인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강 대변인은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의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장태훈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