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8천만원이상 법인차 30% 급감…연두색 번호판 효과?

  • 이동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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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6-26 17:14  |  발행일 2025-06-26
2024년 1월1일부터 8천만원 이상 법인 및 사업자 자동차에 연두색 번호판 부착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2024년 1월1일부터 8천만원 이상 법인 및 사업자 자동차에 연두색 번호판 부착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 수성구의 한 신축 아파트 지하 주차장. 수입 대형 세단과 SUV가 차지하던 전용 주차 구역에 최근 흰색과 은색 번호판을 단 6천만원대 국산 준대형 차량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해 1월1일부터 시행된 취득가 8천만원 이상 법인차에 대해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는 제도가 시행된 지 1년 반, 도심 주거지와 상업 지구의 풍경이 변하고 있다.


◆사라진 '회장님 차', 수치로 증명된 낙인 효과


고가 차량을 법인 명의로 운용하며 사적으로 활용하던 관행이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경북(TK) 지역에서 신규 등록된 8천만 원 이상 법인차는 3천359대에 그쳤다. 제도 시행 직전 해인 2023년(4천775대)과 비교하면 1년 만에 29.7%나 급감했다. 전국적으로도 6만7천922대 4만8천372대로 28.8% 줄었다.


수성구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강경욱씨(55)는 "자녀 등하교나 주말 가족 나들이 때 연두색 번호판을 단 대형 세단을 타는데, 주위 시선 때문에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제네시스 G90·벤츠 S클래스 줄고 실속형 부상


법인 수요가 절대적이었던 플래그십 모델들은 전례 없는 하락세를 겪고 있다. 제네시스 G90은 2023년 1만 105대에서 지난해 5천580대로 등록 대수가 44.8% 급감했다. 벤츠 S클래스도 같은 기간 7천705대에서 3천381대로 56.1% 줄며 실적이 반토막 났다.


대신 시장은 '8천만 원'이라는 가이드라인을 피해 실속형으로 재편되는 모양새다. 전체 법인 신차 중 고가 차량 비중은 2023년 15.9%에서 올해 11.3%까지 낮아진 반면, 4천만~6천만 원대 차량 비중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수성구의 한 수입차 전시장에서 근무하는 한용호씨는 "법인 고객들이 취득가액을 8천만 원 미만으로 맞추기 위해 옵션을 조정하거나 아예 하위 모델을 선택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단기 위축 아닌 구조적 체질 개선


이러한 기류는 올해 들어 더욱 고착화되고 있다. 1~5월 전국 고가 법인차 등록은 2023년 2만 4천617대에서 지난해 1만 9천290대로 떨어진 뒤, 올해 역시 2만 1천278대에 머물며 규제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 또한 올해 1~5월 1천427대가 등록되며 전년 동기(1천312대) 대비 소폭 반등했으나, 제도 시행 전인 2023년(1천612대)과 비교하면 여전히 11.5% 낮은 수치를 유지 중이다. 도로 위 연두색 번호판이 사적 유용에 대한 강력한 심리적 저항선으로 작동하면서, 고가 법인차 시장이 과시 중심에서 관리 중심으로 구조적 변화를 맞이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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