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오른쪽)와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된 안철수 의원이 2일 오후 국회 본청 원내 대표실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안철수 의원은 2일 "코마(의식불명) 상태인 국민의힘을 반드시 살려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특히 그는 출마가 예상됐던 전당대회 불출마까지 선언하며 반드시 당을 쇄신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어 안 의원을 당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안 혁신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송 비대위원장과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 활동 기간으로 60일은 보장해 줘야 한다"며 "전당대회가 8월 중순에 마치면 신임 당 대표와 겹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전당대회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송 비대위원장과 혁신위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며 "제가 추천하는 인사들에 대해 큰 이견이 없었다"고 전했다. 안 위원장에 따르면 혁신위원은 7~9명 정도로 구성되며, 원내 인사·원외 인사·외부 전문가를 각각 3분의 1 비율로 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혁신위원 명단은 이르면 3일, 늦어도 오는 7일까지 공개될 예정이다. 안 위원장은 매주 회의하고 논의된 혁신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계파보다도 혁신적인 마인드를 가진 분들이 최우선"이라며 "어떤 계파에 속했는지는 제 관심 사항이 아니다"고 밝혔다. 혁신위원장 수락 배경에 대해선 "선거 과정에서 아이디어로 제안한 것이라 거절할 수 없었다"며 "어떤 위치에 있든 당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어 수락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된 안철수 의원이 2일 오후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만나기 위해 국회 본청 원내 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현재 당 상황을 말기 환자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지금 사망 선고 직전의 코마 상태에 놓여 있다. 대선 패배는 정당으로서 가장 큰 위기 상황"이라고 적었다. 이어 "그러나 대선 패배 후 한 달이 지났는데도 꼼짝하지 못하고 있다. 악성 종양이 이미 뼈와 골수까지 전이된 말기 환자여서 집도가 필요한데도, 여전히 자연치유를 믿고 있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저 안철수가 메스를 들겠다"며 "과거의 잘못을 철저히 반성하고, 냉정히 평가하겠다. 보수정치를 오염시킨 고름과 종기를 적출하겠다"며 결기를 다졌다. 안 위원장은 "이번이 마지막이다. 앞으로 의심과 회의, 저항과 힐난이 빗발칠 수 있지만, 각오하고 있다"며 "저는 충분히 단련돼 있다. 평범한 국민의 시선에 맞춰 다시 건강한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정면승부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장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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