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곡동 침수] 배수펌프장 가동훈련도 했다고? 의혹 증폭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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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7-24 16:38  |  수정 2025-07-24 16:45  |  발행일 2025-07-24
대구시 “올 상반기 배수펌프장 가동훈련 한걸로 안다”
일부 시민들 “방대한 이물질, 가동훈련 때 예상 못했나?”
15년 전 노곡동 침수 때 출동 前 공무원 “점검체계 한계”
지난 18일 대구 북구 노곡동 배수펌프장에서 '제진기(除塵機)' 관련 정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지난 18일 대구 북구 노곡동 배수펌프장에서 '제진기(除塵機)' 관련 정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대구 북구 노곡동 침수사고와 관련, 대구시는 올해 배수펌프장 가동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곡동에서 15년 전과 유사한 침수사고가 재발하면서, 여러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24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시와 관계 기관은 올 상반기 배수펌프장 가동훈련을 실시했다.


우수기 집중호우 상황을 가정해 비상상황 발생시 배수펌프장 가동 상태 등을 점검을 해보는 훈련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즉, 펌프장 설비의 정상 작동 및 이상 여부를 가동훈련을 통해 미리 확인해본 것이다.


이와 함께 노곡 빗물펌프장(배수펌프장)에서는 주기적으로 각종 기계 및 시설물 점검을 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도 다소 어이없는 침수 사고가 발생하고 말았다.


유기적으로 연결된 배수 시스템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집중호우 당시 배수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한 정황이 발견된다.


또 배수펌프에 유입되는 물에서 쓰레기나 나무 등 부유물질을 골라내는 장치인 '제진기(除塵機)'는 가동을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이내 작동을 멈추고 만다.


집중호우로 갑자기 밀려든 방대한 양의 부유물이 제진기 가동을 중지시킨 것이다. 당시 제진기에서 제거한 부유물은 5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민 일각에서는 당국에서 배수펌프장 가동훈련을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제진기 미작동 상황이 발생한 이유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온다.


북구에 거주하는 한 50대 주민은 "실제 집중호우 상황을 가정해 물을 틀고 가동훈련 등을 한 것이 맞나"라며 "그렇게 대비를 했는데 저토록 많은 양의 이물질이 제진기에 쌓인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전직 대구시 공무원 A씨는 이날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배수시설 점검에 있어 근원적 한계가 있는지 확인하고, 반드시 실효성 있는 점검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10년 노곡동 침수 사태 당시 복구작업 등을 위해 수차례 현장에 투입된 바 있다.


A씨는 "지난 17일 노곡동이 또 다시 침수됐다는 뉴스를 보고, 15년 전 복구작업을 위해 현장을 찾았던 기억과 당시 문제점이라 생각했던 것들이 떠올랐다"며 "나름 배수펌프장 가동훈련을 한다고 해도, 비상상황에 대비가 어려울 수 있다. 실제 큰 비가 오기 전에는 관련 시설들이 유기적으로 잘 작동하는지 면밀히 확인하기 어렵다. 이번 침수사고를 계기로, 대구는 물론 전국적으로 보다 강화된 점검 체계를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현재 노곡동 침수사고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가동훈련 관련 내용도 조사가 끝나야 명확하게 확인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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