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반찬 줄였어요”…치솟는 장바구니 물가에 대구·경북 주부들 ‘눈물의 짠물 소비’

  •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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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05 14:46  |  발행일 2025-08-05
대구경북 모두 2개월째 2%대 물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식료품 부문에서 큰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물가 상승을 견인한 모습이다. <동북지방통계청>

대구경북 모두 2개월째 2%대 물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식료품 부문에서 큰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물가 상승을 견인한 모습이다. <동북지방통계청>

대구경북 식탁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폭염과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농축산물 공급이 차질을 빚어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대구 서문시장에서 만난 50대 주부 이희경씨는 "달걀이나 돼지고기 값이 너무 올라 장을 볼 때마다 양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5일 동북지방통계청이 밝힌 7월 대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43(2020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 올랐다. 6월(2.1%)보다 상승률은 0.1%포인트(p) 낮아졌지만 두 달 연속 2%대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대구의 돼지고기 가격은 6.4%, 달걀은 14.9% 올랐다.


'짠물 소비'를 할 수밖에 없는 젊은 주부들 사이에서는 한탄이 나온다. 두 자녀를 둔 30대 주부 김인경씨는 "건강을 위해 아이들이 단백질 섭취를 많이 해야 하는데, 필수 식재료들이 줄줄이 오르면서 마음이 무겁다"며 "생선이라도 사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고 했다. 실제 수산물 역시 고등어가 26.4% 폭등하는 등 신선어개 전체가 11.7%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북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도 117.08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 상승했다. 세부 품목별로는 여름철 계절성 농산물이 물가 상승을 주도하며 가계의 고정 지출 부담을 키웠다. 특히 수박 가격이 전년 대비 37.1% 치솟으며 과일값 부담을 가중시켰다.


친부모를 모시고 경북 구미에 사는 주부 박수경씨는 "어머니가 수박을 좋아해 마트를 찾았지만, 작년보다 비싸진 가격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며 "결국 다른 지출을 줄여 구매했다"고 말했다.


수박뿐만 아니라 오징어(18.5%)와 국산 쇠고기(7.2%)도 두 자릿수 안팎의 상승률을 보였다. 신선채소(-1.0%)와 신선과실(-3.1%) 등 일부 품목이 하락하며 신선식품지수 상승 폭(0.7%)을 억제했지만, 선호도가 높은 특정 품목의 가격 폭등이 지표상의 안정세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물가 상승의 근본 원인은 기상 이변에 따른 수급 불균형 탓이다. 기록적인 폭염과 집중호우가 반복되면서 산지 출하량에 차질이 빚어졌고, 여름철 수요가 몰리며 가격 지지선이 견고해진 결과다. 여기에 전기·가스·수도 요금이 대구 2.5%, 경북 1.5%씩 오르며 가계의 가용 소득을 더욱 줄였다.


유통 현장의 침체도 깊어지고 있다. 대구 수성구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김진환 씨(52)는 "도매가가 올라 고기를 찾던 손님들이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 물가 부담이 계속되면 가게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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