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대구 엑스코. '세계로봇스포츠연맹(FIRA) 로보월드컵 앤 써밋 2025' 경기장에서 필리핀 사이언스 하이스쿨 리전 5 캠퍼스 팀이 이족보행 로봇 농구 경기에 나섰다. 직접 설계·프로그래밍한 로봇이 골대를 향해 던진 공은 림을 맞히고 튀어 나왔고, 팀원들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참가자들의 표정에는 긴장과 열정이 교차했다.

이어 대만 가오슝과학기술대학 팀이 로봇을 정교하게 조종해 골대를 향해 슛을 날린 공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자, 환호가 터져 나왔다. 로봇은 균형을 유지하며 깔끔하게 팔을 뻗었고, 선수들은 미소를 띠며 성공을 기뻐했다.

한편, 경기장의 또 다른 구역에서는 러시아 모스크바물리기술원(MIPT) 팀이 활을 든 로봇의 사격 동작을 점검하고 있었다. 표적을 향한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부품 위치와 각도를 세밀하게 조정하며 시합 준비에 몰두했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이번 대회에는 미국, 영국, 독일, 캐나다, 러시아, 중국, 대만, 이란, 브라질 등 17개국 900여 명이 참가했다. 4개 리그 46개 종목에서 치러지는 경기는 오는 15일까지 이어지며, 대회 기간 중 AI·로봇 기술 교류를 위한 '써밋'도 함께 열린다.

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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