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양극재 4총사, 中 공세속 글로벌 톱10 위상 ‘굳건’

  • 이동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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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12 18:38  |  발행일 2025-08-12
상반기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양극재 삼원계 부문 상위권
LFP시장 성장률 삼원계 크게 앞서…지역업체도 시장공략 본격화
美, 中고율관세, ESS시장 기대감에 국내 기업 주가도 ‘들썩’
구글 제미나이(Gemin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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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소재 양극재 기업 4사 7월11일~8월12일 종가와 변동률.

대구경북 소재 양극재 기업 4사 7월11일~8월12일 종가와 변동률.

2025년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대구·경북(TK) 양극재 기업들이 중국의 거센 공세 속에서도 핵심 소재인 삼원계(NCx) 양극재 부문에서 '톱10'에 이름을 올리며 K-배터리 소재 산업의 굳건한 위상을 재확인했다. 다만,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LFP(리튬·인산·철) 양극재가 무서운 성장세로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어 기술 초격차 확보와 제품 다변화를 통한 지역 기업들의 발 빠른 대응이 요구된다.


◆TK 4총사, 프리미엄 시장서 기술력 입증


12일 배터리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전세계 전기차(EV·PHEV·HEV)에 탑재된 양극재 총량은 1천105.6Kt(킬로톤)으로, 작년 동기 대비 42.6% 성장했다. 고성능 프리미엄 전기차에 주로 쓰이는 삼원계 양극재 시장에서는 TK 기업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LG화학(구미공장·42.5Kt)이 글로벌 2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고, 대구의 엘앤에프가 5위(32.2Kt)에 올랐다. 포항의 에코프로와 포스코퓨처엠도 각각 7위(29.7Kt)와 10위(21.5Kt)를 기록하며 상위권에 안착했다.


이는 대규모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한 중국 업체들의 맹렬한 추격 속에서 이뤄낸 성과라 더욱 의미가 깊다. Ronbay, Reshine 등 중국 기업들은 원가 경쟁력과 대규모 증설을 무기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며 우리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SNE리서치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선호하는 하이니켈 등 고부가가치 삼원계 양극재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이 여전히 우위에 있음을 증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 中 LFP 물량공세…양극재 시장 절반 넘어


문제는 LFP 양극재의 폭발적인 성장세다. 같은 기간 LFP 양극재 적재량은 639.8Kt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6% 급증하며 삼원계(15.1%) 성장률을 압도했다. 전체 양극재 시장에서 LFP가 차지하는 비중은 58%에 달해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이는 중국 내 보급형 전기차 시장 확대와 글로벌 OEM들의 LFP 배터리 채택 확대가 맞물린 결과다. LFP 시장은 Hunan Yuneng, Dynanonic 등 상위 공급사 모두 중국 업체가 독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시장 변화에 대응해 지역 기업들도 LFP 양극재 개발 및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퓨처엠과 엘앤에프 등은 LFP 양극재 양산을 본격화하며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신규 고객사 확보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CNGR, CNGR의 한국법인인 피노(FINO)와 함께 LFP 양극재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3사는 이번 협약에 따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양극재 생산 시설을 구축하고 공동 마케팅을 추진하는 안에 대해 협력을 논의할 계획이다. 엘앤에프는 지난해 대구 달성 구지3공장 내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지난달 LFP 별도법인 엘앤에프엘에프피(가칭)를 설립하며 LFP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중국산 배터리 고관세·ESS 기대감…주가 상승세 속 기대감 '쑥'


최근 국내 증시에서 2차전지 관련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이는 것은 이 같은 위기와 기회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한 달 간 엘앤에프,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LG화학 등 지역 2차전지주의 주가 상승률은 평균 22%에 달했다. 특히 지난달 11일 종가기준 5만8천원이던 엘앤에프 주가는 12일 8만4천300원을 기록하며 무려 45%나 상승했다. 에코프로비엠(28.14%), 포스코퓨처엠(13.67%)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LFP를 앞세운 중국의 시장 지배력 강화는 위협적이다. 하지만 미국이 북미시장에서 중국산 배터리·소재를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구체화되면서 한국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정적인 생산 능력과 높은 기술력을 갖춘 우리 기업들이 북미시장의 핵심 공급망 파트너로 부상한다는 전망도 주가 상승에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SNE리서치는 "결국 향후 양극재 시장은 단순한 공급 과잉 경쟁을 넘어, 고에너지 밀도·장수명 등 기술 완성도와 글로벌 분산 생산 전략이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 K양극재 기업들의 전략적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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