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는 왜 시계 케이스를 남겨뒀나…남겨진 ‘풀세트’의 이유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뇌물 의혹에 휩싸인 명품시계의 케이스와 정품 보증서를 그대로 보관해온 정황이 드러났다. 고가 제품을 '풀 세트'로 유지하는 일반적인 보관 습관일 수 있다는 해석과 함께, 수사 대상인 시계와 관련된 핵심 단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지난달 25일 김 여사 오빠 김진우씨 장모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명품시계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 상자와 보증서를 확보했다.

특검팀은 시계 구매자가 사업가 서모씨라는 것을 확인했다. 서씨는 특검 조사에서 2022년 9월 바쉐론 콘스탄틴 매장에서 시세 5천만원 상당의 시계를 구매한 뒤, 김 여사 자택을 찾아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시계의 대가성 여부 등을 수사 중이다.

이런 가운데 명품 브랜드의 케이스를 남겨둔 심리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인다. 한 네티즌은 "정당하게 번 돈으로 구입한 시계라면 이해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는 상자를 남겨둔 건 허술해 보인다"고 했다.

김건희 여사가 받은 것으로 알려진 스위스 최고급 시계 브랜드 '바쉐론 콘스탄틴'의 시계 케이스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홈페이지>

김건희 여사가 받은 것으로 알려진 스위스 최고급 시계 브랜드 '바쉐론 콘스탄틴'의 시계 케이스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홈페이지>

영남일보가 13일 해당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시계 케이스는 내부 완충재와 잠금 장치, 두꺼운 가죽 커버, 로고 장식이 포함된 구조로 제작돼 있었다. 단순 보관 용도를 넘어, 진품 여부를 확인하고 '풀 세트' 가치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구성품인 셈이다.

일반 소비자들 역시 명품시계·주얼리의 케이스와 보증서를 '세트'로 보관하는 경향이 강하다. 고가 제품을 완전한 형태로 유지하고 싶은 심리도 있고, 그리고 언젠가 되팔 때를 대비한 '보험' 역할을 한다는 이유에서다. 중고거래 시장에서도 케이스 유무에 따라 가격과 신뢰도가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내 한 중고명품 매장 관계자는 "시계나 주얼리 케이스, 보증서는 본품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풀 세트를 갖춘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가격 차이가 꽤 크다. 진품 여부를 입증하는 데도 도움이 돼 웬만하면 모두 보관한다"고 말했다.

대구지역 중고거래플랫폼에서 거래되고 있는 명품 브랜드 쇼핑백 <인터넷 캡처>

명품 케이스가 본품과 별개로 거래되기도 한다. 이날 중고거래 플랫폼 조회 결과, 대구지역에서도 다양한 명품 브랜드 쇼핑백을 판매하는 글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판매자들은 "큰 건 1만원, 작은 건 5천원에 판다", "인테리어 소품이나 선물 포장용으로 확인해보라" 등 설명을 했다. 출신성분(?)을 정확히 가리기도 했다. 한 판매자는 "A브랜드는 아웃렛 구매이고, 나머지는 모두 백화점 구매 후 받은 쇼핑백"이라고 밝혔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서민지

디지털콘텐츠팀 서민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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