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시대 작은 위로 ]<4>이가네숯불갈비

  •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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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17 16:13  |  수정 2025-08-21 15:52  |  발행일 2025-08-21
대구 동구 신암동 이가숯불갈비 김정숙 사장이 식당 앞에서 포즈를 취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대구 동구 신암동 이가숯불갈비 김정숙 사장이 식당 앞에서 포즈를 취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대구 동구 신암동 이가숯불갈비의 대표메뉴인 돌솥밥정식(1만2천원)에는 10가지가 넘는 반찬이 제공된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대구 동구 신암동 이가숯불갈비의 대표메뉴인 돌솥밥정식(1만2천원)에는 10가지가 넘는 반찬이 제공된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우리 동네에는 어르신들이 많이 사셔서 부모님 같은 분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 대접하는 식당이 되고 싶습니다."


지난 11일 오전 11시30분쯤 찾은 대구 동구 신암동 '이가숯불갈비' 식당 김정숙 사장이 던진 첫 마디였다.


이른 점심시간이었음에도 손님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대부분 60대 이상으로 보이는 어르신들이었다. 가족, 지인과 함께 삼삼오오 모인 손님들은 돌솥밥정식(1만2천원) 등을 주문하며 편안한 모습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이가숯불갈비는 1999년부터 30년 가까이 운영된 신암동의 터줏대감같은 식당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60대 이상의 장년층 손님이 이 식당의 주고객층이다. 이가숯불갈비는 동네에 유일하게 남은 한식당이다.


김 사장은 "우리 식당에서 나오는 반찬과 음식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 특히 어르신들이 많이 찾아주신다. 주메뉴인 갈비(100g, 8천원) 외에도 점심메뉴로 돌솥밥정식 등을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래 장사를 하다보니 손님들과의 정도 쌓였다고 했다. 한 두번 가게를 방문하던 어르신들은 어느새 단체손님을 이끌고 와 밥과 술을 즐기며 게임도 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 사장도 이런 어르신들이 반가워 작게는 요구르트부터 제철 과일 등을 무료로 드리며 정성을 다한다.


김 사장은 "가게가 오래되다보니 기억에 남는 손님들이 많다. 임신해서 우리 가게에서 자주 밥을 사 먹다가 어느 날 아이를 낳아서 데려오는 젊은 부부가 있는가 하면, 몇 년을 우리 가게에서 밥을 먹다 요양병원에 들어갔는데, 우리 가게 된장찌게가 너무 먹고 싶다며 자식들에게 부탁해 포장을 해가기도 하셨다"면서 "가게가 늙어가는 만큼, 단골들도 함께 나이들어감을 느낀다. 헤어짐은 아쉽지만 계속 손님들과 관계가 이어지는 것은 굉장히 감사한 일이다"고 미소 지었다.


지역사회공헌에도 관심이 많은 김 사장은 벌써 몇 년째 여러 기관에 기부를 하고 있다. 청소년, 경로당 할 것 없이 지역사회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소액이지만 꾸준히 온정을 베풀고 있다. 그는 "처음 장사를 시작할 때는 동네 사람들의 얼굴을 익히고자 시작했다. 처음에는 인근 경로당에 수박을 돌리는 기부를 했었는데, 장사를 하다보니 어르신들이 부모님 같았다"며 "실제 우리 가게는 어르신들이 많이 오셔서 늘 감사한 마음이 있었다. 여러 고민 끝에 꾸준히 기부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김 사장은 앞으로도 많은 손님들과 관계를 다지며 오래 가게를 운영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는 "장사를 시작한 후 항상 새벽 일찍 시장을 간다. 야채값이 워낙 비싸지만 신선한 재료를 활용해 손님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고 싶어서 동네 근처 마트, 시장도 자주 가는데 감사하게도 이런 마음을 알아주셔서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주시려고 하신다"며 "요즘에는 어르신들이 편한 마음으로 담소를 나누며 식사할 수 있는 식당이 많이 없어지고 있다.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힘 닿는데까진 이런 분위기의 식당으로 잘 운영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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