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핫 토픽] 용돈이 만든 경제 습관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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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28 13:19  |  발행일 2025-08-28

경제는 삶의 모든 순간과 맞닿아 있다. 그래서 경제교육은 어릴 때부터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한 방송인의 경제교육 방식이 화제가 됐다. 중학생 자녀에게 매달 30만~50만원의 용돈을 주되, 모든 지출을 스스로 해결하게 한 것이다. 옷과 신발, 문제집은 물론 가족 외식과 여행비까지 본인 몫은 직접 결제한다. 외식에선 2만원, 국내 여행에서는 숙박비 5만원을 부담하는 식이다. 생활의 비용을 직접 감당하면서 아이는 돈이 일상의 거의 모든 순간과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엄마가 사주던 옷도 이제는 예산 안에서 골라야 하고, 좋아하는 메뉴도 가격을 따져 선택해야 한다. 아이는 "외식비를 내보니, 외식이 이렇게 큰돈인 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부모가 대신 계산해주던 시절에는 알 수 없었던 감각이다.


우리 집도 작은 실험을 해봤다. 아들이 할아버지에게 받은 용돈으로 주식을 해보고 싶다고 한 것이다. 나는 조건을 걸었다. "투자할 회사를 직접 고르고, 왜 그 회사를 선택했는지 설명하라." 며칠 뒤 아들은 디즈니를 골랐다. 이유는 의외로 치밀했다. 자신이 어린이라 어린이와 관련된 회사에 투자하고 싶었고, 평소 즐겨 보던 디즈니 영화에 애정이 깊었다. 특히 좋아하는 영화 '주토피아'의 후속편이 연말 개봉 예정인데, 유튜브 예고편 조회수와 댓글 반응이 뜨겁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주토피아2가 성공하면 디즈니 주가도 오를 것"이라는 논리였다. 여기에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안정성까지 덧붙였다.


나는 단순히 '감으로 투자하지 말라'는 교훈을 주고 싶었는데, 아들은 내 예상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논리적인 이유를 내놓았다. 결국 예산상 디즈니 주식 두 주만 살 수 있었지만, 아들은 매일 주가를 확인하며 관심을 키워갔다. 그러더니 새로운 기업에도 눈길을 돌리며 "용돈이 생기면 더 투자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다시 강조했다. "주식은 항상 오르는 게 아니다. 손해를 볼 수도 있고, 그 책임도 네가 져야 한다. 그래서 이유 없는 투자는 위험하다." 지금 아들은 세 종목의 주식을 스스로 선택해 보유 중이다.


경제교육은 이렇게 일상의 작은 경험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많은 어른들은 그 과정을 거치지 못한 채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사고, 주식에 올인하는 무모한 선택을 반복한다. 결국 준비되지 않은 경제관이 불러온 결과다. 어릴 때부터 돈의 흐름과 책임을 배웠다면, 성인이 되어 훨씬 신중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부모는 경제교육에서도 아이가 스스로 배우고 깨닫도록 길을 열어주는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 작은 용돈의 경험이 평생의 습관을 만들고, 성인이 되어서도 흔들림 없는 경제관념을 세우는 밑거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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