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도심 속 대표 휴식처인 수성못이 녹조 확산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24일 영남일보 보도로 심각한 수질 악화가 알려졌지만, 29일에도 수성못 음악분수는 강력한 물줄기를 내뿜고 있어 에어로졸이나 미스트 속에 포함된 유해 조류 독소 노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짙은 녹조 위에서 가동되는 분수는 시민들의 불안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수성구청에 따르면 수질 관리는 한국농어촌공사가 맡고 있으며, 지난 8월 26일에는 드론을 이용해 녹조 제거제 '마이팅션'을 살포했다. 그러나 음악분수 운영은 구청 소관임에도 농어촌공사로부터 수질 정보를 전달받는 체계가 없고, 분수 가동을 중단할 명확한 기준도 마련돼 있지 않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녹조 농도에 따른 가동 기준이 있다면 중지 조치가 가능하겠지만, 아무런 근거 없이 음악분수를 멈출 경우 관광객 반발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해외 주요 도시들은 이미 엄격한 기준을 두고 있다. 미국 보스턴의 찰스강은 물 표면에 남조류 스컴이 보이거나 세포 수가 7만 개/mL를 넘으면 모든 수상 활동을 금지하고, 1주일 간격 두 차례 검사에서 기준 이하로 떨어져야 제한을 해제한다. 호주 캔버라의 버리그리핀 호수도 수질 수준에 따라 '중간·높음·극심' 경보를 발령하며, 일정 수치를 넘으면 수영 같은 직접 접촉 활동은 물론 보트 탑승 등 간접 활동도 제한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역시 "녹조 발생 시 분수대가 발생시키는 에어로졸이나 미스트 속에 포함된 유해 조류 독소에 시민들이 노출될 수 있으며, 독소가 들어 있는 물방울을 흡입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평택 함박산호수공원이 지난해 녹조 급증으로 음악분수 가동을 중단한 사례가 있다. 그러나 수성못은 관광 자원이라는 이유로 명확한 기준 없이 운영을 이어가고 있어, 안전 관리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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