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자퇴생이 늘어나 공교육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자퇴생과 학부모들은 대학 진학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으나 모순된 점이 많다. 지난해 전국에서 학업을 중단하고 스스로 학교를 떠난 고교생은 2만6천753명으로 전체 고교생의 2.1%에 이른다.
고교생 학업 중단율은 2020년 1.1%, 2021년 1.5%, 2022년 1.9%, 2023년 2%로 4년 연속 상승세다. 덩달아 서울대·고려대·연세대(SKY) 신입생 가운데 검정고시 출신은 2020년 0.9%(108명)에서 올해 1.9%(259명)로 2배 이상 늘었다. 경북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학업을 중단한 경북지역 고교생은 1천271명으로 재학생의 2%에 이른다. 유형별로는 일반고가 617명, 특성화고 490명, 자율고 109명, 외고·국제고를 포함한 특목고가 55명이다. 자퇴, 무단결석, 강제 퇴학을 포함한 학업 중단 경북 고교생은 2020년 768명, 2021년 1천73명, 2022년 1천226명, 2023년 1천241명이다.
교육계에서는 자퇴생 비율이 2%를 넘어서는 것은 공교육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학교 부적응, 건강, 부모의 해외 출국과 같은 기존의 퇴학 사유가 아니라 내신성적 1등급을 받지 못하면 상위권 대학에 진학이 어려워 정시 전략으로 고교를 자퇴하고 검정고시나 해외 유학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고등학생 자퇴율의 꾸준한 상승은 대학입시 중심으로 치우친 공교육의 구조적 문제로 현행 교육시스템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나 다름없다. 공교육 정상화와 대학입시 제도의 개편이 시급한 이유다.
백종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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