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수성구 고모역 전경. 영남일보DB,
폐역사인 대구 고모역이 국가철도공단의 '철도 유휴부지 활용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향후 주민 친화적 문화·휴식 공간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국가철도공단은 22일 '경부선 고모역 문화거점 조성사업'을 포함해 전국 8개 사업을 올해 철도 유휴부지 활용사업 대상지로 최종 확정했다.
이 사업은 폐선부지나 교량 하부 등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국가 소유 철도 부지를 지자체에 무상 제공해 공원·문화시설로 재생하는 사업이다. 지자체는 사업비를 투입해 시설을 조성하고, 공단은 기부채납을 통해 최대 20년간 무상 사용을 허용하는 구조다.
고모역은 1925년 경부선 간이역으로 문을 연뒤 80여 년간 운영됐다. 2004년 여객 업무가 중단되고, 화물 수송 기능까지 경산역으로 이전하면서 역사(驛舍)로서의 역할은 끝났다. 하지만 시민들에게는 여전히 추억과 상징성을 지닌 공간으로 인식돼 왔다.
앞서 역사 일부는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 공공디자인 공모사업에 선정돼 전시관이 포함된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하지만 역사 옆 폐창고, 공터 등 유휴부지는 폐쇄돼 출입이 불가능했다. 반쪽짜리 활용에 그친 셈이다.
이에 수성구청은 관리 부실로 민원이 끊이지 않던 이 유휴부지를 정비하기 위해 사업에 응모했다. 그간 여러 차례 활용 방안을 두고 관련 기관과 협의했지만 승인을 받지 못했다가 이번 공모를 통해 활용 길이 열렸다.
수성구청은 향후 고모역 본관과 인접 유휴부지를 연계해 공원과 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폐창고를 리모델링해 휴식 공간이나 철도 테마 라운지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인근 상권의 정비 요구도 반영해 생활 밀착형 문화 거점으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내년에 실시설계를 마친 후 2027년 7월 준공이 목표다. 수성구청 측은 "주민들이 쉴 수 있는 공원과 쉼터를 조성해 고모역 일대를 다시 지역민 곁으로 돌려주겠다"고 했다.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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