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관광용 테마열차, 37억 들였지만 ‘하자 투성이’…市 행정 불신 확산

  • 강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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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0-09 17:53  |  발행일 2025-10-09
문경시 관계 공무원이 상주시 도심 한복판에 방치돼 있는 관광용 테마열차를  살펴보고 있다. <강남진 기자>

문경시 관계 공무원이 상주시 도심 한복판에 방치돼 있는 관광용 테마열차를 살펴보고 있다. <강남진 기자>

문경시가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관광용 테마열차 사업이 '부실 행정' 논란에 휘말렸다. 37억 원을 투입해 도입한 차량에서 각종 하자가 속출하면서 개통조차 못 한 채 일부 객차가 상주시 도심 한복판에 방치돼 있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시에 따르면 관광열차는 기관차 4대, 배터리차 4대, 객차 24대 등 총 32대로, 가은역에서 구랑리역까지 약 13㎞ 구간을 왕복 1시간 30분 코스로 운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납품 차량에서 용접 불량, 외관 단차, 녹 발생, 창문 제작 결함, 냉방 성능 미흡, 안전장치 미설치 등 각종 제작 결함이 확인됐다.


특히 객차 18대는 상주시 무양동 한전 상주지사 인근 부지에 임시 보관 중인 사실이 지난달 25일 현장 점검에서 드러나면서 관리 부실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부 차량은 인천 제작공장으로 반송됐다. 이에 대해 문경시는 A업체측에 차량 전량 이동을 지시했다. 업체 측은 오는 13일 오전 9시 30분 객차를 인천 공장으로 옮기겠다는 계획을 통보했다.


문경시는 올해 말까지 하자 보수를 마무리한 뒤 내년 1월 시운전 및 허가 검사를 거쳐 2026년 2월 정식 운행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는 "수십억 원의 세금이 투입됐지만 제대로 굴러가지도 못하는 전형적인 졸속 행정"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문경시의회는 10일 설명회를 열고 테마열차 임시보관 조치와 하자 보수 추진 현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한 시의원은 "혈세로 도입한 열차가 공터에 방치된 사실만으로도 행정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며 "향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로 문경시의 관광정책 전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향후 지역 관광 인프라 사업 추진 과정에서 투명성·실효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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