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의 한 주유소에서 시민이 주유를 하는 모습. 영남일보DB
대구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4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경유 가격은 3주 연속 오르며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1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13~16일) 대구 지역 주유소의 보통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주보다 리터당 0.4원 내린 1천633.2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평균(1천662.7원)보다 30원가량 낮았고, 경북은 L당 1천654원이었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4주 만에 하락세로 전환되면서 대구는 다시 '전국 최저가' 도시로 자리했다. 대구의 휘발유 가격은 서울(1천749원)보다 100원 이상 저렴했고, 경유 가격 역시 L당 1천535.8원으로 전국 평균(1천609원)보다 70원 가까이 낮았다.
대구의 기름값이 유독 낮은 이유는 단순한 유가 변동 때문만은 아니다. 인근 경산·칠곡 지역에 저유소와 송유관이 위치해 물류비가 적고, 정유사 직영대리점이 많아 공급 단가가 낮다. 여기에 알뜰주유소 비중이 높고 주유소 간 거리가 짧아 경쟁이 치열하다. 실제 대구의 주유소는 350여 개로, 차량 1대당 주유소 비율이 서울의 절반 수준이다.
업계는 이런 과당 경쟁이 소비자에게는 '저유가 혜택'을 주지만, 자영업자에겐 생존을 위협하는 악순환이라고 지적한다. 최원관 한국주유소협회 대구지회장은 "알뜰주유소는 ℓ당 50원가량 싸게 공급받는다"며 "비싼 임대료와 인건비를 감당하면서 가격까지 맞추려니 버티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주 유가 하락은 국제 유가 안정세의 영향이다.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 조짐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논의 등으로 두바이유가 배럴당 62.7달러까지 떨어졌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당분간 국내 유가도 완만한 하락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동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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