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송언석 원내대표의 “윤석열은 없다”, 보수 야당 숙명의 길

  • 논설실
  • |
  • 입력 2025-11-18 09:16  |  발행일 2025-11-18

12·3 비상 계엄은 윤석열 대통령의 자의적 변명에도 불구하고 보수우파 정당인 국민의힘에는 엄청난 시련을 안겼다. 임기가 보장된 5년 대통령 직이 박탈당하면서 졸지에 야당으로 위치가 180도 바꼈다. 당의 정체성을 놓고 끝 모를 내전을 치르는 형국이다. 지지율 반등은커녕 미래를 향한 방향성마저 흔들리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7일 당과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필요성을 다시 들고나온 것은 그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 송 원내대표는 "정치적으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윤 전 대통령과 함께 간다는 건 없다"고 단언했다. 아픈 구석이 있겠지만, 현명한 정세 판단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은 특별검사 수사와 함께 내란죄 재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정치적 고초라고 할 만하다. 반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3일 밤 결행한 계엄에 대해서는국민을 납득시킬만한 논리나 해명을 아직도 내놓고 있지 못하다.


앞서 장동혁 당 대표는 송 원내대표와는 결이 다른 발언을 내놓았다. 장 대표는 지난 12일 집회에서 황교안 전 국무총리 체포와 관련 "우리가 황교안이다. 뭉쳐서 싸우자"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다. 황 전 국무총리는 부정선거론을 설파하고,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에도 우호적 입장을 견지해왔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당의 미래 진로를 놓고 엇박자를 내는 것은 당 결속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득이 될 리가 없다. 개혁신당을 비롯 보수우파의 연대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이제 전직 대통령의 비상계엄과는 결별해야 한다. 야당으로의 위치 변화를 자각하고 이재명 정권의 실책을 감시하며, 미래 수권을 향해 국민 신임을 다시 호소하는 외에 달리 길이 없다.



기자 이미지

논설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