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가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둔 추경호 의원의 신상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1주년을 맞아 '대국민 사과'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장 대구경북(TK) 의원들부터 각자의 의견이 갈리고 있으며 당 내부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27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TK 의원들은 계엄에 대해 "사과를 해야 한다"와 "충분히 했다"라는 입장이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 TK 의원은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계엄으로 인해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됐고, 그 결과 국정운영과 민생이 도탄에 빠진 것에 대한 사과 표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계엄에 대해선 사과를 해야 하지만 내란에 대해선 명확히 선을 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계엄에 대해선 사과를 하는 것이 맞지만, 내란과 관련해선 인정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초에 처음부터 우리 당이 선출한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것에 대해 '잘못했다'고 인정했어야 했다"며 "그러나 (여당이) 국민의힘을 향해 내란 정당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있는 건 '잘못된 정치 프레임'이라고 대응을 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계엄에 대해 "충분히 사과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경북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등 이미 당내 인사들이 여러 번 사과를 했다"면서 "현재 장동혁 대표가 이 사안에 대해 잘 알고 있으니 믿고 따라야 한다"고 했다.
대구의 한 의원은 추경호(대구 달성군) 의원이 받고 있는 비상계엄 해제 의결 방해 의혹이 국민의힘 지도부가 사과 여부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해당 의원은 통화에서 "오늘(27일) 추 의원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국회 표결 절차가 있고, 영장실질심사 및 다음 행보에도 차질이 생길까 봐 지도부가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계엄에 대해 사과할 경우 추 의원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계엄에 대해) 사과했다가 추 의원이 잘못될 경우 우리 당이 모든 걸 책임져야 한다"며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한 혐의(내란 중요임무 종사)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신상 발언을 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 내부에서도 비상계엄 사과 여부를 놓고 엇갈린 의견을 보였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김용태 의원만 유일하게 공개 사과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라디오 매체에 출연해 "지도부가 사과와 성찰의 메시지를 내야 한다"며 "어렵다면 최소한 원내 교섭단체 수준인 20명 정도는 사과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이날 진행된 국민의힘 비공개 의총에서 그동안 사과를 했지만 지지율 회복에 도움은 커녕 오히려 더 떨어졌다며 사과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수 최고위원도 자신의 SNS를 통해 "무엇을 위한 사과인가"라고 반문한 뒤 "당 대표에게 무릎 꿇으라 외치지 말라. 당 대표를 무릎 꿇리는 것은 우리 지지자들의 무릎을 꿇리는 것과 같다"며 비상 계엄에 대한 사과를 완고하게 반대했다.
장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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