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체험, 영남이가 간다] 초고령사회, 돌봄의 최전선엔 어르신이 있다

  • 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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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2-10 17:57  |  수정 2025-12-10 18:19  |  발행일 2025-12-10

<5> 요양보호사

9일 오전 경북 청도군 새봄요양원에서 본사 조윤화 기자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의 휠체어를 밀어주고 있다.
이윤호 기자 yoonhohi@yeongnam.com

9일 오전 경북 청도군 새봄요양원에서 본사 조윤화 기자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의 휠체어를 밀어주고 있다. 이윤호 기자 yoonhohi@yeongnam.com

9일 오전 경북 청도군 새봄요양원에서 본사 조윤화 기자가 병원 진료를 가는 어르신에게 담요를 덮어주고 있다.
이윤호 기자 yoonhohi@yeongnam.com

9일 오전 경북 청도군 새봄요양원에서 본사 조윤화 기자가 병원 진료를 가는 어르신에게 담요를 덮어주고 있다. 이윤호 기자 yoonhohi@yeongnam.com

9일 오전 경북 청도군 새봄요양원에서 본사 조윤화(왼쪽 둘째) 기자가 어르신들을 위해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윤호 기자 yoonhohi@yeongnam.com

9일 오전 경북 청도군 새봄요양원에서 본사 조윤화(왼쪽 둘째) 기자가 어르신들을 위해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윤호 기자 yoonhohi@yeongnam.com

9일 오전 경북 청도군 새봄요양원에서 본사 조윤화 기자가 어르신의 식사를 돕고 있다.
이윤호 기자 yoonhohi@yeongnam.com

9일 오전 경북 청도군 새봄요양원에서 본사 조윤화 기자가 어르신의 식사를 돕고 있다. 이윤호 기자 yoonhohi@yeongnam.com

9일 오전 경북 청도군 새봄요양원에서 본사 조윤화 기자가 이동식 태블릿을 이용해 어르신들의 식이 서비스를 체크하고 있다.
이윤호 기자 yoonhohi@yeongnam.com

9일 오전 경북 청도군 새봄요양원에서 본사 조윤화 기자가 이동식 태블릿을 이용해 어르신들의 식이 서비스를 체크하고 있다. 이윤호 기자 yoonhohi@yeongnam.com

급속하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한국에서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이른바 '노노케어'는 이미 일상이다. 실제 활동 중인 요양보호사 절반 이상도 60~70대다. 노인 돌봄 인프라의 큰 축을 고령층이 떠맡고 있는 셈이다. 돌봄현장 최전선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의 하루를 따라가봤다.


◆"돌봄은 한시도 '눈을 떼지 않는 일'"


10일 오전 9시쯤 경북 청도군에 있는 새봄요양원. 이곳엔 23명의 어르신이 생활한다. 낮 시간대엔 4~6명의 요양보호사가 어르신들을 돌본다. 요양보호사들의 연령대는 가장 어린 '막내'가 54세, 최고참은 69세다.


업무가 시작되자 2층 프로그램실로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요양원 원장들이 모였다. 전날 밤 특이 사항을 낮 근무자에게 인수인계하는 아침 회의를 하기 위해서다.


일일 요양보호사가 된 취재진의 첫 업무는 이동 지원. 요양원 내 한 어르신의 병원 진료가 있는 날이어서다. 차로 이동하기 위해 휠체어를 밀어보니 생각보다 훨씬 큰 힘이 들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차량으로 옮길 때는 안아서 들어야 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다른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았다. 김현정(여·57) 요양보호사는 "이 일에 젊은 사람이 많이 지원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며 "요령이 생기면 괜찮다"고 했다.


점심시간 전 프로그램실에선 노래잔치가 열렸다. 이곳 요양보호사들은 트로트 전문가다. 어르신들이 흥얼거리기만 해도 곧바로 노래방 기기에 제목을 입력해 함께 불렀다. 분위기에 떠밀린 취재진도 결국 장윤정의 '어머나'를 한 곡 뽑았다. 어르신들은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


낮 12시 식사 시간. 테이블 위엔 씹기 편하고 소화가 잘되는 반찬들이 차려졌다. 한 어르신의 식사를 거들었다. 음식이 흐르지 않도록 숟가락을 입 가까이 대고, 어르신이 삼킬 때까지 기다린 뒤 다시 한 숟가락을 건네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엄청난 인내심과 섬세한 손길이 요구됐다. 식사 후 '식사량' 기록 때문에 요양보호사들은 '매의 눈'으로 잔반 상태를 살폈다. 요양보호사들은 식사 외에도 배변 시간과 상태, 양치·세안 횟수 등 거의 모든 활동을 '일일 서비스 기록지'에 입력했다.


◆"봉사하는 마음·인내심은 필수조건"


이곳에서 근무하는 요양보호사들은 노후 대비를 위해 요양보호사를 '제2의 직업'으로 택했다. 올해로 '요양보호사' 12년 차인 김명희(여·60)씨도 그중 한 명이다. 본래 한식당을 운영했지만, 시어머니가 낙상사고를 당해 24시간 돌봄이 필요해지면서 삶의 방향이 달라졌다. 김씨는 식당을 정리한 뒤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는 "전문적으로 어머니를 돌보고 싶었고, 동시에 노후를 대비하고자 자격증을 땄다"며 "자격증 취득 후 8년간 일하던 병원에서 어머니를 모셨다"고 했다.


요양보호사들은 '봉사하는 마음'과 '인내'를 일의 필수조건으로 꼽는다. 지병이 있는 어르신이 많은 탓에 이유 없이 화를 내거나 욕설을 하는 일도 잦다. 그럴 때마다 "어르신, 오늘은 기분이 안 좋으신가 봐요" "제가 더 잘해볼게요"라며 상황을 넘긴단다.


그는 "친정 부모라고 생각하면 힘든 게 하나도 없다"며 "면회 온 가족들이 '여기 오고 나서 얼굴이 훨씬 좋아졌다'고 격려해줄때 가장 뿌듯하다"고 했다. 이어 "요양보호사들은 요양원 운영에 꼭 필요하지만, 돌봄의 가치가 사회적으로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처우와 근무환경이 더 개선돼 현장에서 오래 일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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