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가 쏘아올린 다이어트약 논란…마약류 식욕억제제 관리 도마 위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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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2-20 10:16  |  발행일 2025-12-20
박나래 이어 입짧은 햇님도 ‘주사이모’ 의혹
마약류 식욕억제제 ‘펜터민’ 가능성 제기
이미 제도 하에서 대규모 처방·소비 ‘문제’
먹방 유튜버 입짧은 햇님 <인스타그램 캡처>

먹방 유튜버 입짧은 햇님 <인스타그램 캡처>

175만 구독자를 보유한 먹방 유튜버 입짧은햇님(44·본명 김미경)이 방송인 박나래에게 불법 의료 시술을 한 일명 '주사이모' A씨에게 비합법적으로 다이어트약을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게다가 전달받은 다이어트약이 마약류 관리 대상 식욕억제제(펜터민)일 가능성마저 제기돼 의약물 관리 체계를 전반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입짧은햇님의 다이어트약 불법 복용 의혹은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18일 연애매체 디스패치 보도에서 공개된 박나래 전 매니저와 주사이모 A씨의 카카오톡 대화를 통해 제기됐다. A씨가 보낸 메시지에는 입짧은햇님의 복용 사례가 언급되며 "햇님이는 하루 3번, 심하게 먹는 날엔 4번도 먹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문제는 펜터민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신성의약품이라는 것이다. 의사의 처방 없이 유통·소지·복용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특히 의사 면허가 없는 사람이 이를 확보해 타인에게 전달했다면 의료법 및 마약류관리법 위반 소지가 크다.


이번 의혹은 연예계 이슈를 넘어, 마약류 식욕억제제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이미 제도 하에서 대규모로 처방·소비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는 점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최보윤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식욕억제제 처방 환자 수 및 처방량 현황'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 6월까지 식욕억제제를 처방받은 환자는 연평균 약 112만명에 달했다. 연평균 처방 건수는 496만회로, 2023~2024년엔 2억정이 넘는 마약류 식욕억제제가 의료 현장에서 처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역시 상반기(1~6월)에만 82만8천669명이 1억838만94정을 처방받았다.


성분별 처방 현황을 보면 2024년 기준 펜터민과 펜디메트라진이 전체 식욕억제제 처방의 95.5%를 차지했다. 마약류 오남용 방지 조치 기준 위반으로 행정처분이 의뢰된 의사도 11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행인 점은 개선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은 최근 '의료용 마약류 투약내역 확인 제도'의 적용 대상을 식욕억제제까지 확대했다. 앞으로는 의사가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디에틸프로피온 등 식욕억제제를 처방하기 전, 환자의 최근 1년간 의료용 마약류 투약 이력을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의료쇼핑방지정보망)을 통해 확인하도록 권고된다.


식약처는 앞서 펜타닐 제제에 대해 투약내역 확인을 의무화한 결과, 시행 1년 만에 처방량이 전년 동기간 대비 16.9% 감소했다고 밝혔다. ADHD 치료제 메틸페니데이트 역시 권고 이후 의료쇼핑방지정보망 조회가 증가하는 등 제도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식욕억제제 처방 이력이 있는 전국 2만3천483개 병·의원 중 1만3천398곳이 투약내역 자동 팝업 기능을 도입한 처방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


한편, 입짧은햇님은 디스패치에 "A씨가 일하던 병원에서 붓기약을 받은 적은 있지만 다이어트약과 링거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그는 19일 유튜브를 통해서는 출연 중인 모든 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주사이모를 의심의 여지없이 의사라고 믿고 진료 받았다"며 "제기된 논란과 의혹에 대해서는 스스로 돌아보면서 정리하고 있으며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인정하고 변명하거나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고개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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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콘텐츠팀 서민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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