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체험, 영남이가 간다·6] 4계절 농사 짓는 사람들…‘5분 대기조’ 스마트팜 재배원

  • 구경모(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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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1-05 16:51  |  발행일 2026-01-05
스마트팜 재배원 일일체험
대구 달서구 상인3동 행정복지센터 4층 스마트팜에서 본지 구경모 기자가 크리스피아노 종자를 파종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대구 달서구 상인3동 행정복지센터 4층 스마트팜에서 본지 구경모 기자가 크리스피아노 종자를 파종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대구 달서구 상인3동 행정복지센터 4층 스마트팜에서 본지 구경모 기자가 스마트팜 재배원 체험에 나서 수경 재배된 버터헤드를 수확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대구 달서구 상인3동 행정복지센터 4층 스마트팜에서 본지 구경모 기자가 스마트팜 재배원 체험에 나서 수경 재배된 버터헤드를 수확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사계절 내내 신선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스마트팜'을 통해 작물 생육환경을 매일 유지·관리가 가능해진 것이다. 으례 스마트팜이라고 하면 자동화된 설비가 먼저 연상되지만 실제 현장은 달랐다. 직접 경험한 스마트팜 재배원의 하루는 시작부터 끝까지 긴장의 연속이었다. 파종부터 수확·포장까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


◆ 씨앗 심기부터 묘 관리까지…'매일 확인'이 기본값


지난달 26일 오전 찾은 대구 달서상인스마트팜. 이곳엔 계절의 흔적이 없었다. 이날 아침 최저 기온은 -7℃였지만 시설 내부는 온도 20℃, 습도 50.9%가 유지됐다. 상인3동 행정복지센터에 조성된 스마트팜은 전체 면적 424.35㎡를 활용한 수직농장이다. 8단 복층 구조의 재배대에서 작물을 키운다. 취재진은 시설반장 남원직씨의 안내를 받으며 재배원의 일상을 경험해봤다. 첫 업무는 갓 심어 새싹이 돋은 종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 양액을 공급하고 생육 상태를 점검하며 시설 내부 환경을 조절하는 일이다.


생육상태를 일일이 확인한 뒤에야 '파종'이 시작됐다. 이날 파종한 작물은 아삭한 식감의 '크리스피아노' 상추. 육묘판에 재배 기반재를 채우고 종자를 하나씩 심는 작업은 얼핏 보기엔 단순해 보였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결과가 갈린다"는 재배원의 말 한마디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종자가 자리 잡는 상태와 이후 공급될 양액, 빛의 영향에 따라 상품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파종을 마친 육묘판은 발아실로 옮겨졌다. 이때부터 재배원의 시선은 수치보다 현장에 고정됐다. 온도·습도가 정상 범위에 있어도 잎 끝이 마르거나 색 변화가 감지되면 즉각 조정이 필요해서다. 남씨는 "싹이 올라온 뒤부턴 관리 강도가 더 높아진다. 어린 묘는 작은 환경 변화에도 민감하다. 양액이 과하면 뿌리가 약해지고, 습도가 높아지면 병 발생 위험이 커진다. 반대로 관리가 느슨해지면 생육은 더뎌진다"고 했다.


◆ 첨단 설비 속에서 '품질'을 책임지는 사람들


오후엔 작물을 수확했다. 수확 대상은 요즘 수요가 많은 '버터헤드' 상추였다. 직접 수확을 하니 섬세함과 꼼꼼함이 동시에 필요했다. 어느 시점에 수확하느냐에 따라 식감과 품질이 달라지기 때문에 실시간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된다.


수확 후엔 선별 작업이 진행됐다. 크기와 색, 잎 상태를 기준으로 상품성이 판가름났다. 이후 이물질 제거와 포장까지 모든 과정에 재배원의 손길이 필요했다. 한 재배원은 "우리가 관리한 작물이 그대로 식탁에 올라가기 때문에 포장 구역에선 위생 관리가 최우선"이라며 "찰나의 방심이 소비자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어 늘 신경이 곧추선다"고 했다.


이날 재배원으로 일하면서 스마트팜은 '책임의 공간'이라는 점을 실감했다. 스마트팜을 통해 자란 작물의 상태를 일일이 확인하고 판단하는 일은 오롯이 재배원들의 몫이었다. 온도와 습도·LED 조명 시간·양액 공급량 등 스마트팜 설비와 재배원들의 노력이 합쳐져야만 비로소 완성품이 탄생한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재배원 남원직씨는 "우리는 군대의 '5분 대기조'나 다름없다. 퇴근 후에도 문제가 발생하면 곧바로 시설로 복귀해야 한다"며 "작물상태는 단 하루도 같은 날이 없다. 아무리 미세한 이상징후도 절대 놓치지 않는 게 우리의 역할이다. 이는 결국 안전한 먹거리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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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모(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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