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전기차 침투율. <KAMA 제공>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시장이 2년간의 침묵을 깨고 50% 이상 급반등했다. 하지만 중국산 전기차의 시장 잠식 현상이 심화해 국내 자동차 산업 생태계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2025년 국내 전기차 시장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22만177대로 전년 대비 50.1% 증가했다. 2023년부터 이어진 역성장 고리를 끊고 재성장 국면에 진입한 것이다. 전체 신차 구매 중 전기차 비중을 뜻하는 '전기차 침투율' 역시 13.1%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 두 자릿수를 돌파했다.
지역별로는 대구와 경북의 희비가 엇갈렸다. 경북은 지난해 1만1천292대의 전기차가 등록되며 16.2%의 침투율을 기록,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국 평균(13.1%)을 3%포인트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KAMA는 경북의 높은 보급률 배경으로 승용 기준 최대 1천100만 원에 달하는 전국 최고 수준의 지자체 보조금 지원을 꼽았다.
반면 '전기차 선도도시'를 표방해 온 대구는 다소 주춤했다. 대구의 지난해 전기차 신규 등록은 8천144대, 침투율은 12.4%에 그쳐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보조금 축소와 충전 인프라 포화 등이 복합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외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도심인 대구는 충전 인프라나 주행 환경이 전기차에 더 적합하나, 보조금(전기 승용차 최대 830만원)이 경북보다 적은 것이 약세의 원인으로 진단됐다.
시장 전체의 파이는 커졌지만, 내용면에서는 '중국산의 공습'이 거셌다. 지난해 국산 전기차 판매는 34.2% 증가에 그친 반면, 중국산 전기차는 테슬라 모델Y와 BYD 등의 약진에 힘입어 전년 대비 112.4% 폭증한 7만4천728대가 팔렸다. 이로 인해 2022년 75%에 달했던 국산 전기차 점유율은 지난해 57.2%까지 추락했고, 중국산 점유율은 33.9%까지 치솟았다.
특히 테슬라 모델Y는 지난해 5만 대 이상 판매되며 단일 모델로서 압도적 1위를 기록, 국내 시장의 성장을 주도했다. 현대차·기아도 EV3, 아이오닉9 등 신차를 투입하며 방어에 나섰으나,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배터리 탑재 차량의 공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KAMA 관계자는 "중국산 전기차의 파상공세 속에서 국내 자동차 산업 생태계를 수호하기 위해서는 '국내생산촉진세제'와 같은 실효성 있는 지원책 도입이 시급하다"며 "자율주행과 AI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민관의 긴밀한 협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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