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13년 전 일본 후쿠시마에 진도 9의 지진이 일어나 해일로 그곳 원자력 발전소에서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어 인근 주민 16만 명이 이주를 했다. 아직도 귀환 못 한 주민이 많다. 그때 일본은 33기의 원자로를 가동 중에 있었는데 즉시 전부를 가동 중단시켰다. 현재는 15기만 가동 중에 있다. 나머지는 폐로 조치되었거나 지방정부 승인을 못 얻어 가동 못하고 있다. 일본은 한때 전력 생산량의 30%를 원자력으로 하였으나 현재는 10% 정도다. 그 동안 원자력의 몫을 화석연료가 대신했다. 재생에너지는 한계가 있었다. 작년에 전력 생산량의 3분의 2를 700억 달러를 들여 수입한 화석연료가 맡았다. 일본도 탄소중립을 위해선 선택지가 원자력 밖에 없음을 안다. 도쿄전력은 지난 21일 세계에서 가장 큰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의 6호기를 가동시켰다. 100만 가구에 공급할 발전량이다. 그러나 가동 후 제어봉을 조사하던 중 경고음이 울려 곧 가동을 중지시켜 버렸다.
일본도 인공지능을 위한 데이터센터 건립 때문에 전기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 나라도 더 이상 화석연료를 써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원자력에 대해 깊은 트라우마 때문에 원전재개에 대해 주민, 지방의회, 지방정부, 중앙정부, 전기회사 사이에 의견대립이 첨예하다. 어떻든 지방정부 동의 없는 재개는 불가능하다. 주민은 전기회사를 불신하지만 원전재개가 침체된 지방경제를 살릴 수 있는 길임을 안다. 400명이 사망한 2년 전 노토반도 지진 때 많은 주민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다행히 그곳 원전은 가동중지 상태였는데 가동되었다면 또 참사가 일어날 뻔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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