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추억의 문화로

  •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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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2-23 12:52  |  수정 2026-02-23 17:47  |  발행일 2026-02-23

구미를 잘 아는 사람들에게 구미역 앞 문화로는 단순한 통행로가 아니다. 학창시절에 친구를 만나 재잘거리거나, 별다른 이유 없이 걸었던 추억이 애틋한 기억의 공간이다. 산업이 한창 무르익던 1980~2000년까지 '지나가던 개도 길가에 떨어진 1천원짜리는 쳐다보지 않는다'라는 유행어가 생길 정도로 부흥하던 곳이다. 구미국가산단에 반도체, 방산, AI데이터센터를 포함한 미래의 비전이 쏟아져도 추억이 겹겹이 쌓인 곳이 텅 비게 되면, 그건 도시의 공허함이 된다. "문화로가 살아야 구미가 살고 사람이 산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다. 구미시가 구도심 상권을 대표하는 문화로에 가장 많은 관심을 갖는 배경이기도 하다.


구미시는 수십만 명의 관광객을 몰고 온 라면축제와 야시장을 열어 문화로 상권 활성화에 힘을 실었다. 여기에 다함께 찾는 문화로 활성화 5년 중장기 프로젝트 가동은 정점이다. 한순간 반짝하는 곳이 아닌 '창업→콘텐츠→공간→소비가 선순환하는 상권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다.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사람 중심의 문화로의 비전은 탁상의 굴레에서 벗어나 현장에서 답을 찾기 시작했다. 사람이 스스로 찾아오도록 탈바꿈시켜야 추억의 거리로 되살릴 수 있다. 새로운 번화가로 탈바꿈에 시동을 건 문화로에는 풀어야 할 숙제도 여전히 많다. 임대료 부담, 주차 여건, 야간 안전 문제 등 시민과 상인이 부딪히는 다양한 생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구미국가산단의 지향점이 산업의 재도약이라면 문화로의 상권 회복은 도시의 심장박동을 되살리는 일이다. 과거나 현재나 첨단 공장과 미래 산업만으로 결코 도시는 완성되지 않는다. 다시 걷고 싶어지는 거리, 기억을 되살리는 추억의 공간으로 문화로가 살아야 도시의 미래는 맑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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