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구미외국인노동자쉼터에서 생활하던 캄보디아 부부가 지난해 여름에 출산한 아이를 데리고 쉼터를 방문했다.<구미외국인노동자쉼터 제공>
구미시 지산동 주택가의 '구미외국인노동자쉼터' 입구에는 어지럽게 놓인 신발과 주인을 알 수 없는 캐리어와 집보따리가 가장 먼저 방문객을 맞는다. 낯선 땅에서 갑작스레 삶의 터전을 옮겨야 했던 외국인 노동자의 고단한 흔적을 엿보기에 충분했다.
가까이 살면서도 함께 식사하거나 잠들지 못하는 외국인 노동자 남편은 남성 쉼터, 아내는 버스로 세 정거장 떨어진 여성 쉼터에 짐을 풀어야 한다. 쉼터의 여러 가지 사정으로 현대판 '견우와 직녀' 생활을 하고 있다.
이곳에는 캄보디아 부부 두 쌍과 베트남 부부 한 쌍이 생활하고 있다. 일자리를 잃은 캄보디아 출신 다나 씨는 임신 5개월이다. 실직 상태의 부부에게는 매월 받는 산부인과 검진비가 큰 부담이다. 남성 쉼터에서 생활하는 남편 디나 씨는 저녁마다 휴대전화로 "조금만 더 버티자"라며 서로를 위로한다. 부부의 유일한 바람은 "태어날 아이와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작은 단칸방 하나를 마련하는 것"이라 말했다.
베트남 두 부부도 사정은 비슷하다. 생후 9개월 된 아이를 고향 부모에게 맡기고 입국했으나 진주에서 일하던 남편과 경주에서 돈을 벌던 아내는 일자리를 잃고 며칠 전 쉼터를 찾았다. 다른 부부는 지난해 11월 이곳으로 터전을 옮겼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선택한 코리안 드림이 산산이 조각나 쉼터의 긴급 지원에 의지하는 셈이다.
현재 구미 외국인노동자쉼터는 긴급 주거 제공과 함께 의료기관 연계, 심리 상담 등을 지원하면서 자립을 돕고 있다. 임신과 출산을 앞둔 부부들의 도움 요청은 2년새 급증하고 있다.
전경숙 구미외국인노동자쉼터 시설장은 "이주노동자도 지역사회의 구성원"이라며 "곧 태어날 아이가 부모와 함께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안정적인 일자리와 주거 대책 시급하다"고 밝혔다.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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