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뚫고 솟구치는 구미공단 100만 불 수출탑(1972년)의 불빛은 대한민국 산업의 끈질긴 생명력이자 경제의 축소판이다. 불과 수년 전까지 암울한 늪을 헤매던 3천589만㎡ 규모의 거대한 구미국가산단은 2023년 7월 '반도체 핵심 소재·부품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을 기점으로 반격의 서막을 알렸다. 지난해 첫 삽을 뜬 구미 첨단반도체 연구단지는 마이다스의 손이 닿은 신의 한 수였다. 평범한 효율·생산성만 따지던 '차가운 회색빛 공장'의 이미지를 벗고, 글로벌 기술의 설계·시험·정밀 분석의 요람인 '지능형 연구 거점'으로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은 것이다.
산업 배치 차별화 묘수의 정점은 '방위산업과 반도체 접목'이다. KIST, 서울대, 한화시스템, LIG넥스원을 포함한 국방·반도체 협력은 'K-방산 심장부'에 '반도체 두뇌 이식'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하지만, 경제 지표 하나로 구미국가산단의 미래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산업과 문화 '두 개의 심장'이 동시에 뛸 때 비로소 장밋빛 도시 구미가 완성되기 때문이다. 금오산의 푸른 기상과 낙동강의 굽이치는 생명력을 품은 구미의 심장에 '세계를 호령할 첨단 산업의 박동, 거리를 가득 채운 청년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가미될 때 재도약의 신화는 정점을 찍을 수 있다.
'하루에 천리를 달려도 끄떡없다'는 적마(赤馬)의 해 2026년은 구미가 뿌린 경제 혁신의 씨앗이 고용과 투자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하드웨어(산업)에 소프트웨어(문화)가 조화를 이룬 거침없는 여정은 '잠시 머무는 일터'에서 '영원히 살고 싶은 고향'을 향하는 유일한 나침반이다. 백종현 중부지역본부장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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