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비공개 공천의 그늘, 유권자는 무엇을 보고 선택하나

  • 황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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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4-12 17:00  |  발행일 2026-04-13
황준오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공천 절차를 둘러싼 불투명성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공천 일정은 물론 세부 경선 룰까지 외부에 공개되지 않으면서, 각 지역 선거가 정책 경쟁보다 '공천 변수'에 좌우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봉화군수 선거 역시 예외가 아니다. 최근 지역 정가는 여론조사 의혹 공방과 함께 공천 기준을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후보들은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으며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고, 일부에서는 형평성 문제까지 제기되고 있다. 공천 일정과 평가 기준이 명확히 공개되지 않자, 선거의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특정 지역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과거 여러 선거에서도 공천 기준과 경선 방식이 뒤늦게 공개되거나, 내부 판단에 따라 결과가 달라졌다는 논란이 반복돼 왔다. 공천이 정당 내부 절차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최소한의 예측 가능성과 절차적 투명성은 확보돼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유권자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정책과 비전이 아니라 정치적 관계와 내부 판단뿐이기 때문이다.


최근 불거진 공천 청탁 의혹 사건 역시 같은 맥락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특정 개인의 일탈 여부를 떠나, 공천 과정이 불투명할수록 각종 의혹과 잡음이 반복될 가능성은 높아진다. 공천 기준이 공개되지 않고 평가 방식이 명확하지 않을수록, 선거는 정책 경쟁보다 정치 공방 중심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특히 공천 일정조차 공개되지 않는 상황은 후보자뿐 아니라 유권자에게도 혼란을 준다. 선거의 기본 원칙은 예측 가능성과 공정성이다. 그러나 공천 절차가 비공개로 진행될수록 선거의 출발선 자체가 불투명해진다. 공천 결과가 발표된 이후에야 기준을 유추해야 하는 구조라면, 유권자의 선택 역시 제한될 수밖에 없다.


정당은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중요한 제도다. 그러나 정당 내부 절차가 불투명하게 운영될수록 민주주의의 출발점 또한 흔들릴 수 있다. 공천은 특정 인물을 선택하는 과정이 아니라, 유권자가 선택할 수 있는 후보를 결정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이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선거 결과 역시 온전히 평가받기 어렵다.


봉화군수 선거는 물론 경북 각 지역에서 공천을 둘러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후보 경쟁보다 공천 결과에 시선이 집중되는 현실은 결코 건강한 신호라고 보기 어렵다. 선거는 정당 내부 절차가 아니라 유권자의 선택으로 완성돼야 한다.


공천이 전략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가 되는 순간, 정치의 출발점은 이미 흔들리고 있다. 유권자가 정책과 비전을 비교하기 전에 공천 과정의 공정성부터 의심해야 하는 구조라면, 그 선거는 과연 충분히 투명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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