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25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되는 아시아 초연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 무대 셋업 현장.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리허설을 끝내고 시간을 확인하니 정확히 2시간30분이 걸렸더라고요. 오페라 입문작으로 즐기기에 정말 '나이스'한 시간이죠."
두 주역 배우가 "유명 아리아는 물론, 지루할 틈 없이 '알짜배기'만 모아놓은 베르디의 명작"이라고 자신한 이 작품은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올해 마지막으로 선보이는 대형 기획 오페라 '리골레토'다. 오는 5월부터 약 1년간 진행되는 극장 리모델링 전, 마지막 무대로 오르는 이번 공연은 중국국가대극원(NCPA)과 공동 제작한 아시아 초연작이다. 오는 24~25일 단 2회 공연을 앞두고 오페라 팬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바리톤 이동환(왼쪽)과 테너 유준호.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지난 21일, 첫날 무대를 장식할 두 주인공 '리골레토' 역의 바리톤 이동환(한국예술종합학교 성악과 교수)과 '만토바 공작' 역의 테너 유준호(오스트리아 빈 폭스오퍼 솔리스트)를 만났다. 이들이 같은 무대에서 호흡을 맞추는 것은 2023년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작인 '살로메' 이후 처음이다. 리허설 직후 만난 이들의 표정에는 피로감보다 작품에 대한 확신과 열정이 가득했다.
두 주역은 이번 공연의 가장 큰 매력으로 압도적인 스케일을 꼽았다. 이씨는 "아시아 최초로 선보이는 초대형 프로덕션인 만큼 규모 면에서 웬만한 극장에는 올릴 수 없는 작품이다. 하지만 국내 유일의 오페라 제작극장인 대구오페라하우스라서 가능한 무대"라고 강조했다. 유씨는 "무대 위에서 LED를 사용하는 것은 빛의 강도 조절이나 발열 문제 등 제약이 있다. 실제로 6시간 내내 연습을 하다가 전기가 나간 적도 있었다"며 "수많은 조율 끝에 지금은 충분히 안정적이고 완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 1막 무대 배경 모습.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 2막 무대 배경 모습.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LED를 활용한 '고전과 현대의 만남'도 관전 포인트로 언급됐다. 특히 인물의 감정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하는 LED 색상은 장면마다 독보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것. 무려 무대 4면을 감싸는 LED를 최대한 활용한 반면, 소품을 최소화해서 겪는 어려움도 있었다. 유씨는 "침대가 있어야 하는 장면이지만, 아무것도 없는 바닥에서 연기해야 하는 식이다. 연출가의 정밀한 디렉팅 아래 보이지 않는 것들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작품의 연출가 다비데 리베르무어와는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씨는 "모든 음악의 포인트마다 동작을 세밀하게 맞추는 디렉팅이 인상적이었다. 그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관객에게 감정을 정확하게 전달하려는 그의 열정이 대단했다"고 회상했다.
캐릭터 해석을 두고 연출가와 견해차를 보이기도 했다. 유씨는 "처음에는 악역인 공작이 자신이 악인인지 모른 채 행동한다고 해석했지만, 연출가는 그가 악역임을 관객이 분명히 알 수 있게 강조해달라고 요구했다. 그 정도를 조절하는데 애를 먹었지만, 결국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유준호 "'여자의 마음' 유명한 곡이지만 가장 힘든 곡 중 하나"
이동환 "리골레토 역, 극 전체 흐름·감정선 빌드업 중요해"
"대구 관객들 오페라 팬층 두터워…기억에 남는 작품될 것"
오는 24~25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되는 아시아 초연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 무대 셋업 현장.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오페라 '리골레토' 하면 유명한 아리아 '여자의 마음(La Donna e Mobile)'이 있다. 만토바 공작이 부르는 이 경쾌한 곡은 3막에서야 등장한다. 유씨는 "워낙 유명하지만, 사실 음역대가 높아 테너들이 힘들어하는 아리아 중 하나다. 하지만 극 중에서는 즐겁게 불러야 하기에 관객들은 이 고충을 잘 모르실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반면 이씨가 맡은 '리골레토'는 극 전체를 이끌며 감정의 흐름을 이어 가야하는 역할이다. 그는 "리골레토는 거의 모든 장면을 소화하며 감정의 빌드업을 쌓아야 한다. 마지막 절규의 순간까지 관객을 설득해야 하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대구 관객에 대한 깊은 애정도 잊지 않았다. 유씨는 "대구에 올 때마다 관객들의 열정에 깜짝 놀란다. 오페라의 경우 서울에서도 객석을 채우기가 쉽지 않은데, 늘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씨 역시 "대구에는 고정팬들이 많아 어떤 작품을 해도 관심을 가지고 대구오페라하우스로 발걸음을 해주신다"며 "이번 작품은 제게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될 것 같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오페라 '리골레토'에 많은 관심 부탁한다"고 전했다.
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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