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성장엔진 장착한 TK] 승부처는 ‘소부장’…특화기술로 호남 뛰어넘자

  •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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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8-28 14:49  |  발행일 2026-08-28
성장엔진 일부 중복…“가치사슬별 승부처 달라”
중소·중견 제조업 기반 ‘소부장’ 전략 집중해야
앵커기업 유치에 대구경북 공동 전선 펼쳐야
그래픽=염정빈기자

그래픽=염정빈기자

미래모빌리티·로봇·2차전지·반도체 등 대구경북의 4대 성장엔진을 제대로 키우려면 지역 산업구조에 맞는 특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역에 촘촘하게 뿌리내린 중소·중견 제조업과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을 기반으로 비교우위를 가진 세부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부가 선정한 대구경북 성장엔진에는 '반도체 첨단소재·부품', '2차전지 핵심소재·자원순환', '첨단 모빌리티 부품', '첨단 AI 로봇' 등 4개 전략산업군이 이름을 올렸다. 로봇을 제외하면 모두 완제품보다 소재·부품과 공급망에 무게가 실린다. 자동차·기계·전자 등을 중심으로 중소·중견 제조기업이 발달한 대구경북의 산업구조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다른 권역과 성장엔진이 일부 겹친다는 점에 지나치게 매몰될 필요는 없다고 분석한다. 반도체·모빌리티·로봇 등 하나의 산업군 안에서도 소재와 부품, 제조공정, 완제품 등 가치사슬이 세분화돼 있어서다. 같은 산업군이라도 어느 가치사슬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지역의 산업 경쟁력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대구정책연구원 송기륭 부연구위원은 "산업은 가치사슬이 다양하고 세분화돼 있다. 예를 들어 전북의 성장엔진인 '첨단로봇 파운드리'가 위탁생산을 통한 완제품 제조에 초점을 맞춘다면, 대경권의 '첨단 AI 로봇'은 개발부터 부품·모듈, 완제품까지 전주기를 포괄하는 개념"이라며 "겉으로는 다른 권역과 중복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가치사슬에서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북 지방시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하혜수 경북대 교수(행정학부)도 "반도체나 2차전지, 모빌리티 등 미래산업의 권역 간 중복은 불가피하다"면서 "중복 자체보다 경쟁관계에서 어떻게 우위를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다. 대구경북이 강점을 가진 세부 분야를 특화해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의 비교우위를 극대화할 핵심 무기로는 '소부장'이 꼽힌다. 막대한 자본이 드는 완제품 산업으로 정면승부하기보다, 지역에 축적된 중소·중견 제조업 기반을 활용해 핵심 소재·부품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전략이다.


경북대 김현덕 교수(IT대학 전자공학부)는 "광주가 힘을 싣는 AI 자율주행과 같은 완제품·시스템 산업은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지만, 대구경북이 강점을 가진 부품산업은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중요하다"며 "기술적으로 특화된 소부장 기업을 하나둘 키워나가면서 '대체 불가능한 소부장 생태계'를 구축한다면 지역 산업계 전반의 '퀀텀점프'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경쟁력 있는 앵커기업 유치는 풀어야 할 숙제다. 산업 생태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앵커기업이 있어야 지역 내 투자 확대와 협력업체 성장,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어서다. 지역에 축적된 소부장 기업과 연구개발 인프라를 기반으로 성장엔진별 경쟁력 있는 앵커기업을 전략적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송 부연구위원은 "결국 실제 산업을 이끌어가는 주체는 기업이다. '플레이어'가 없다면 투자는 허상에 그칠 수밖에 없다"며 "대구와 경북이 따로 움직이기보다 힘을 합쳐 경쟁력 있는 앵커기업을 유치하는 데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정부가 수도권에서 멀수록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기조를 밝힌 만큼, 향후 예산 편성과 메가특구 정책 등에 이 같은 원칙이 실제 반영되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지역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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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대구시청 경제부서와 산업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작은 목소리도 끝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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