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 위기로 도움이 절박한 대구 시민들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그냥드림' 사업이 복지 사각지대 해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운영을 시작한 지 8개월을 맞아 500명 이상의 복지 위기가구를 신규로 발굴하는 성과를 낸 것이다. 이 사업은 먹거리·생필품을 지원하는 동시에 복지 연계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공적 복지 제도 지원 폭을 한층 넓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만1천542명 이용…위기가구 584명 복지망으로
24일 오후 2시 대구 중구 남산종합사회복지관 내 '행복한 중구 푸드마켓'을 찾은 시민이 '그냥드림' 식료품을 받기 위해 사회복지사의 안내를 듣고 있다. 동경민 수습기자
24일 대구시에 확인한 결과,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지역 내 그냥드림 사업 누적 이용자는 2만1천542명이다. 이 중 6천34명을 대상으로 복지 상담이 이뤄졌다. 또한 584명의 위기가구를 새로 발굴해 기초생활수급 신청을 하도록 도움을 줬다. 정부 복지 지원 제도와 연계시킨 것이다. 지역별로는 동구(210명)에서 가장 많이 발굴됐다. 이어 남구(127명), 달서구(60명), 달성군(59명), 군위군(43명), 수성구(36명), 중구(24명), 서구(22명), 북구(3명) 순이었다.
그냥드림 사업은 별도 신청이나 소득 증빙 없이 누구나 2만원 상당의 먹거리·생필품을 지원해준다. 대구에선 푸드뱅크 10곳과 행정복지센터 8곳에서 운영 중이다. 지원 횟수는 3차례다. 첫 이용자는 본인 확인만 거치면 곧바로 먹거리를 받아갈 수 있고, 2차 이용부턴 복지관 직원과 기본상담을 거친다. 3차 이용 시엔 거주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상담(상담 기록지 지참)받은 뒤 물품을 받을 수 있다. 위기 가구 신규 발굴은 보통 3차 물품제공을 받기 위한 상담과정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그냥드림 사업의 본 취지는 무상 물품 제공보다는 복지 위기가구 발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에 2차 이용 시부터 전담 인력과의 기본 상담이 필수다. '선(先) 지원, 후(後) 행정'을 실현해 지속가능한 복지 시스템 확보가 우선시된다.
24일 오후 3시30분 대구 동구 제일푸드뱅크에서 한 이용자가 사회복지사로부터 '그냥드림' 물품을 전달받고 있다. 김민진 수습기자
이날 동구청에서 운영하는 '제일푸드뱅크'에서 만난 민모(여·84)씨는 "주변 지인에게 이런 사업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왔는데, 제공받은 식료품이 생활에 도움이 됐다"며 "오늘이 두 번째 방문이다. 사회복지사가 건강 상태, 경제 형편과 수입, 매달 고정 지출비용 등을 물어봤다. 세 번째 이용 때는 행정복지센터에서 상담 후 적합성을 고려해 생계·의료·주거급여 신청까지 도와준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냥드림 사업을 통해 실제 복지 위기에서 빠져나온 사례도 확인됐다. 대구 중구청에 따르면, 중구에서 홀로 거주하는 김모씨(30대)는 최근 당뇨 합병증 등 건강문제로 근로가 어려운 데다 부모로부터 지원받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냥드림을 통해 이 같은 사정이 확인되면서 중구청은 긴급구호비와 쌀·라면 등 후원물품을 지원하고, 정신건강복지센터 상담을 연계했다. 기초생활수급 신청도 안내해 추후 신청할 수 있도록 도왔다.
대구시는 그냥드림 사업이 기존 복지 제도 밖에 있던 위기가구와 접점을 만들 수 있다는 데 큰 의의를 뒀다. 대구시 배명섭 복지정책팀장은 "그냥드림 사업을 연계한 공적 복지서비스 제공 성과를 단순히 '584명'이란 수치만으로 단정하긴 어렵다"며 "현재 분기별로 구·군청 행정 상황과 지역 내 사업장 운영 상황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현장의 어려움을 계속 확인해 위기가구 발굴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그냥드림 이용자 중 지자체 사업을 통해 복지 등 연계 혜택을 받은 사람. 그래프= 대구시 복지정책과 데이터 토대로 Claude 생성.
◆"3차 상담 이탈 막기 위해 후속 접촉 강화를"
실제 현장에선 사업 취지를 보다 정교하게 살릴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별도 소득 기준이나 증빙 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지만, 2·3차 이용을 위해서는 기관 상담을 받아야 해 부담을 느끼는 이용자도 더러 있어서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의 한 푸드뱅크 A사회복지사는 "이용자의 90% 이상이 어르신이고, 특히 70대 이상이 많은 편이다. 고령층 비율이 높다는 건, 복지 손길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의미"라며 "상담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면 당황하는 표정을 짓는 분들이 더러 있다. 자칫, 2차 이용자가 3차 이용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사업 핵심 목적인 '숨은 위기가구 발굴'에 맞춘 제도적 보완을 통해 위기 신호를 빠르게 포착하고,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신속히 연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구가톨릭대 나지훈 교수(사회복지학과)는 "그냥드림의 장점은 처음부터 소득이나 재산을 따지지 않고 일단 도움을 제공함으로써, 위기가구의 진입 문턱을 낮춘 데 있다"며 "2차 이후 방문 형태의 상담 과정에서 탈피해 '행정'이 먼저 접촉하는 방식이 사업을 더욱 활성화시킬 수 있다. 사업 목적과 대상에 대한 안내를 강화해 심리적 문턱을 더욱 낮춰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조윤화
사회1팀 조윤화 입니다. 중구 동구 시민단체 복지 맡고 있습니다.
김민진
안녕하세요. 영남일보 김민진 기자입니다.
동경민
당신의 친절한 이웃, 동경민 기자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상] 울릉도 최대 부속섬 죽도… 하늘에서 만난 푸른 비경](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608/news-m.v1.20260819.9d8fa288f98b4a408ebc92591994eca4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