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친구들과 함께 울진 불영사(佛影寺)를 찾았다. 불영사는 산 능선에 서 있는 부처의 형상을 한 바위가 연못에 비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는 이 절의 창건 설화와 관련이 있으며 절 이름도 여기서 유래한다. 부처바위가 비치는 불영지에는 노란색의 작은 연꽃이 6월부터 9월까지 피는데 우리 일행 중에 그 꽃을 두고 작은 실랑이가 일었다. 그 꽃의 이름을 아는 A가 '노랑어리연꽃'이라며 "연꽃 중 가장 예쁘다"고 하자 B가 '어리'라는 말이 붙었으니 진정 연꽃은 아닐 것이라고 반론을 폈다. 둘의 주장이 팽팽하게 이어지자 C가 인터넷 검색으로 논란을 종식시켰다.
어리연꽃이라는 이름은 연꽃과 비슷하다는 뜻에서 붙은 이름이다. 학명 님포이데스 인디카(Nymphoides indica)에서 님포이데스는 수련속(Nymphaea)을 닮았다(oides)는 의미다. '어리'는 보통 작다·어리숙하다·모자라다는 뜻으로 쓰이지만 생물 이름 앞에 붙으면 주로 비슷하다는 뜻으로 쓰인다. 어리호박벌의 경우 호박벌과 비슷하나, 덩치가 더 크다. 개옻나무·개살구 등에 쓰인 '개' 역시 비슷함을 나타내는데, 어리와 개가 쓰인 생물은 대체적으로 뭔가 부족하다. 크기나 맛·모양에서 원래 이름을 가진 생물에 못 미치는 것이다. 비슷하다는 것도 비교 대상에 근접하지만 다소 미흡한 면이 있다는 뜻 아닌가.
연꽃과 어리연꽃속은 꽃의 크기에서 차이가 현저하다. 생육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연꽃은 직경 15~25cm인데 노랑어리연꽃은 3~4cm, 어리연꽃은 1.5cm 정도며 좀어리연꽃은 어리연꽃의 절반쯤 된다. 식물분류체계에서도 연꽃은 연꽃과에, 노랑어리연꽃은 조름나물과에 속한다. 이하수 기자·나무의사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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