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캠페인 통·나·무 시즌3]대구 나눔 전도사 백순기씨 “몇천 원이라도 일단 시작하면 보람이죠”

  • 구경모(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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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9-08 17:06  |  발행일 2026-09-08
20대 중반 월급 5천 원으로 첫 기부
이후 30년간 쉬지 않고 ‘나눔’
식당 운영 뒤 어르신 식사 대접·포장값 모아 성금
“나눔은 실천…지금 할 수 있는 만큼 하면 돼”
7일 오후 2시쯤 만난 백순기 가원샤브백숙 대표가  사랑의 열매 착한가게 인증패를 들고 웃고 있다. 구경모 기자

7일 오후 2시쯤 만난 백순기 가원샤브백숙 대표가 사랑의 열매 '착한가게' 인증패를 들고 웃고 있다. 구경모 기자

"기부라고 하면 몇 십만원, 몇 백만원씩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어요. 몇 천원이라도 할 수 있을 때 그냥 하는 거죠."


30여년 간 기부를 쉰 적이 없다는 백순기(56) 씨의 나눔 모토는 '실천'이다. 형편이 넉넉해질 때까지 미루기보다,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 꾸준히 이어가는 것. 20대 중반 월급에서 5천원을 떼어 첫 기부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그의 나눔 원칙은 확고하다.


첫 기부에는 거창한 계기도 없었다. 백씨는 대구에서 고교를 졸업한 뒤 일자리를 찾아 대전으로 갔다. 첫 직장이었다. 함께 일하던 직원이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는 이야기를 우연히 들었다.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곧장 지정기탁을 시작했다. 당시 월급은 100만원 남짓. 빠듯했지만 매달 5천원씩을 보태기로 했다.


백씨는 "당시 5천원이면 지금보다 가치가 큰 돈이지만, 그렇다고 생활을 못 할 정도는 아니었다"며 "처음부터 기부를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할 수 있으면 하면 된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그 뒤 삶은 순탄하지 않았다. 총각 시절에는 2~3년에 한 번씩 직장을 옮겼다. 결혼 후 뛰어든 물류업은 실패했다. 신용정보회사에서도 일했다. 여러 직업을 거친 뒤 선택한 것이 식당이었다. 2012년 대구 팔공산 일대에서 장사를 시작했다. 식당도 네 차례나 폐업했다. 그렇게 실패와 재기를 반복한 끝에 지금은 어느정도 먹고 살 정도는 된다고 했다. 기부는 멈추지 않았다. 한 곳에 큰돈을 내기보다 월 2만~3만원씩 여러 단체에 조금씩 보탰다.


백씨는 그 당시를 회상하며 "기회가 되면 더 하고 싶은 마음은 늘 있었다. 지금까지 낸 기부금을 따로 계산하지도 않았다"며 "나도 먹고살아야 하니 큰돈을 내지는 못했지만, 그때그때 할 수 있는 만큼 여러 곳에 조금씩 기부했다"고 했다.


7일 오후 2시쯤 만난 백순기 가원샤브백숙 대표가  사랑의 열매 착한가게 인증패를 들고 웃고 있다. 구경모 기자

7일 오후 2시쯤 만난 백순기 가원샤브백숙 대표가 사랑의 열매 '착한가게' 인증패를 들고 웃고 있다. 구경모 기자

그의 나눔 방식도 달라졌다. 기부금만 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한 끼'를 이웃들과 나누고 있다. 공산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지역 어르신들을 식당으로 초대해 식사를 대접한다. 이동이 어려운 어르신에겐 음식을 포장해 직접 전달한다. 그는 "맛있는 '한 끼'. 그게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다. 또 오랫동안 사랑을 나눌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포장용기값 1천원도 나눔으로 돌렸다. 손님이 음식을 포장하면 용기값으로 받은 돈을 따로 모아 성금으로 기탁한다. 그는 "포장비 1천원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쓴다"며 "손님들에게 직접 설명하고 성금함에 넣어달라고 안내한다. 취지를 들은 손님 중 '1천원' 대신 '1만원'을 넣는 이들도 생겼다"고 했다.


백씨는 나눔에서 중요한 건 금액의 크기가 아니라 '실천'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큰돈이 생길 때까지 미루기보다 지금 할 수 있는 만큼 시작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백씨 말엔 작지만 큰 울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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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모(대구)

대구 서구와 북구를 맡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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