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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정의 소소한 패션 히스토리] 검은색(Black), 심플&시크…여성복에 파고든 블랙의 美
1926년 코코 샤넬 '리틀 블랙 드레스'남성복에 쓰이던 검정 여성복에 도입우아함·세련미 대표 아이템으로 등극美블랙팬서당, 유니폼에 검은색 차용흑인차별에 저항 강인한 이미지 강조다양한 매력 가진 블랙 대중 사랑받아가장 어두운 색인 검은색은 패션에서 가장 세련되고 우아한 이미지를 담고 있어 미적인 효과뿐 아니라 시각적으로 오염이 잘 보이지 않고 무난하게 입을 수 있는 실용적 이유로 대중적으로 선택이 많이 되는 색이다. 검은색은 다양한 문화와 맥락, 분야에 걸쳐 죽음과 애도, 권위와 권력, 우아함과 세련미, 격식과 진지함, 신비로움, 반항과 반란, 어두움과 두려움, 미니멀리즘(Minimalism) 등 다양한 의미와 상징성을 나타내며, 가장 밝은색인 흰색과 함께 대비되는 의미로 선과 악, 계몽기와 암흑기 등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특히 현대 패션에서 검은색은 강인한 이미지와 다소 반항적인 느낌 그리고 고급스러움을 표현하는 데 다수 사용된다. 고대 이집트, 로마 시대에는 검은색 옷이 매우 드물었다. 깊고 어두운 검은색을 만드는 염색 방법의 수준이 높지 않았고 왕족과 귀족이 권력과 권위, 사치스러운 이미지를 위해 소수 착용하는 정도였다. 고대 이집트에서 검은색은 죽음과 부활의 신이자 다산, 농업, 부활, 생명과 초목의 신인 오시리스(Osiris)를 나타내는 색으로 죽음, 밤, 인내, 부활을 상징했다. 이 시기 검은색이 죽음의 색인 동시에 생명을 의미했던 것은 매년 나일강 범람으로 남겨져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는 검은색의 흙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중세, 르네상스, 바로크 시대를 거치면서 검은색은 우아함과 격식의 의미로 벨벳, 실크와 같은 고급 직물에 적용되었고 레이스, 보석, 자수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상류층의 패션에 사용되었다. 현대 사회에서 검은색은 대표적으로 죽음과 그에 대한 애도를 상징하여 장례 의복으로 거의 규정화되었다. 지금처럼 보편화되지는 않았으나 검은색 옷으로 고인을 애도한 사례를 보면 고대 로마에서 고인이 된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존경심을 표시하고 애도하기 위해 검은색 가운 형태의 토가(toga)를 입었고,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여왕은 1861년 남편인 앨버트 왕자가 사망한 후 남은 생애 동안 검은색 드레스를 착용하여 그 죽음을 애도했다고 한다. 검은색 정장은 현재 남·여성복 모두에서 가장 기본적인 차림 중 하나이다. 왕족과 귀족의 시대였던 르네상스, 바로크, 로코코 시대의 남성복은 밝은색과 레이스·보석 등 여성복 못지않게 화려함을 나타낸 것을 볼 수 있다. 1789년 프랑스 혁명 무렵부터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귀족의 밝은색 의복에 반발하여 어두운 색의 남성복이 대두되었고. 19세기를 거쳐 검은색 등 어두운 색의 정장은 더욱 널리 인기를 끌게 되었다.그 후 검은색은 1926년 코코 샤넬이 발표한 '리틀 블랙 드레스(little black dress)'가 대중화되면서 여성복에서도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이는 단순하지만 우아한 이미지가 있으며, 일상적 생활이나 차려입어야 하는 여러 행사 등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입을 수 있어 꼭 가져야 하는 필수품이 되었다. 이에는 20세기 초 꼭 신체를 조이는 불편한 의복에서 여성을 해방시키면서 현대적 아름다움으로 유지하려는 샤넬의 가치관이 담겨 있는 것으로, 단순하지만 멋있는 검은색의 남성복 정장 개념을 여성복에 적용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1926년 패션잡지 보그(Vogue)는 리틀 블랙 드레스를 '샤넬의 포드(Ford)'라 언급하여 계층에 상관없이 이 스타일을 편하게 입을 수 있음을 나타냈다. 드레스가 일상복에서 훨씬 더 흔하였고 화려한 장식과 색상의 패션이 유행했던 당시 샤넬이 발표한 리틀 블랙 드레스는 새로운 패션의 지평이었다. 이는 이후 20세기 모더니즘이 확산되면서 시대적 감성에 맞게 응용되어 많은 여성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현대적 미니멀리즘의 대표색인 검은색은 단순하면서 세련되고 아름다운 색으로 패션계에서 사랑받고 있다. 20세기 검은색 패션이 나타내는 대표적 상징성은 반항과 저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1966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설립된 마르크스-레닌주의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권력 정치 조직인 검은 표범당, 즉 블랙 팬서당(Black Panther Party)은 검은색 베레모, 선글라스, 가죽 재킷을 혁명의 의미로 착용하였다. 이들은 전략적, 상징적 유니폼으로 다른 사람들이 자신들을 가볍지 않고 존엄성으로 대해주기를 원하여 강하고 단정한 스타일로 유니폼을 구성하였다. 당시 사회문화적으로 만연했던 흑인차별에 저항하고 도전하는 이념으로 평등에 대한 열망 또한 반영되어 흑인들의 힘과 자부심에 대한 믿음 또한 포함하였다. 블랙 팬서당의 단정한 검은색 패션과 달리 찢어지고 날카로운 장식의 검은색 가죽 재킷은 1980년대 펑크 패션의 대표적 품목이었다. 또한 블랙 블록(Black bloc)이라 하여 80년대 낙태 제한, 원자력 발전, 불법 거주자 퇴거에 반대하는 시위나 무정부주의 반세계화 운동 등의 시위에서 검은색의 옷, 마스크, 스카프 등으로 얼굴을 가려 시위 참가자의 신원을 감추고 식별을 어렵게 하는 목적으로 착용하는 전략이 있었다. 색상도 채도도 없는 검은색은 다른 화려한 색보다 강한 이미지를 발현하며, 현대미와 전통미, 고급스러움과 반항, 권위와 자유로움, 어두우면서도 가장 화려함을 함께 나타내고 있다. 이렇듯 단조롭게 보이지만 전혀 상반된 이미지를 내포하며 소재 사용이나 의류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검은색은 마치 무지개와 같은 매력을 가진 색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계명대 패션디자인과 교수1926년 발표된 샤넬의 리틀 블랙 드레스.블랙팬서당의 검정 의복. 흑인 인권운동가 휴이 뉴턴의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법원 앞. 1890년 검은 드레스를 입은 빅토리아 여왕. 한희정 (계명대 패션디자인과 교수)
2024.04.05
[김양순의 이미지메이킹] 모발타입별 두피 관리…건성모발, 헤어열기구 110℃ 이상 장시간·자주 사용 주의해야
탈모는 두피의 각화 주기 변화와 비위생적인 두피 환경으로 인하여 모발이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하여 발생한다. 올바른 두피 관리는 건강한 두피와 모발을 유지하여 탈모를 예방하기도 한다. 두피 관리는 근육을 강화하고 스트레스와 긴장도 완화시켜 주며 내분비계통의 자극으로 호르몬 분비의 균형을 이루어 모발 손상의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피부 노화를 예방하고 피부에 윤기를 더해 주며 두피 내에 열을 제거하여 탈모를 예방한다. 림프선의 자극으로 면역력을 증가시키며 신체의 자연 회복력을 높여준다. 신체 경락과 지압점을 자극하여 체내 기관의 에너지 균형을 이루게 하며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모발의 성장을 촉진한다. 건성 모발은 잦은 드라이나 헤어 아이롱 등의 열기구 사용과 과도한 자외선 노출로 인하여 비타민C와 비타민E, 단백질 성분 등이 손상된 상태의 모발이다. 샴푸 후 하루 정도 경과 후에도 모발이 푸석푸석하고 윤기가 없으며 메말라 보이는 모발이다. 헤어 열기구를 110℃ 이상의 열로 장시간 자주 사용하게 될 경우 모발의 단백질 케라틴이 거의 손상되어 화상 모발로 발전하게 된다. 헤어숍이나 두피관리실에서 건성 모발관리는 브러싱, 스케일링 도포, 마사지, 스티머, 샴푸, 건성 앰플, 적외선, 마무리 순으로 실시한다. 지성 모발은 육안으로 피지 과다 분비와 샴푸 후 1시간 정도 경과 후에도 모발이 번들거리는 경우를 말한다. 두피 관리를 청결하게 하지 않을 시 지성 비듬은 지루성 피부염으로 변하기도 한다. 지성 비듬이 모공에 쌓이게 되면 모발 성장을 억제시키거나 파마나 염색의 경우에도 웨이브와 색상이 만족하게 나오지 않는다. 지성 모발의 관리살롱에서의 순서는 브러싱, 스티머, 스케일링 도포, 마사지, 스티머, 샴푸, 지성 앰플, 적외선, 마무리 등으로 진행된다.정상 모발은 보기에도 탄력 있고 윤기가 나는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는 건강한 모발이다. 모표피가 최소 8겹 또는 10겹 이상 정도로 단단함을 가지며 유해물질 등 외부자극을 거의 받지 않은 모발이다. 현재 모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불규칙한 식사와 수면 부족, 스트레스 등을 피해야 한다. 자극적인 음식 섭취에 유의하는 것도 건강 모발을 지키는 한 방법이니 유의하도록 한다. 전문 관리실에서 정상 모발의 관리는 브러싱, 스케일링 도포, 마사지, 스티머, 샴푸, 수분 앰플, 적외선, 마무리 순으로 한다. 두피마사지 시 가볍게 쓰다듬거나 문지르는 동작을 경찰법이라 하는데 마사지 시작과 마지막에 주로 사용하며 연결 시 행하는 동작으로서 근육의 이완을 돕는다. 또 피부를 가볍게 누르듯 하는 강찰법이 있으며 이는 약간 자극을 주는 동작으로 근육을 풀어주는 효과를 준다.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효과의 진동법은 피부 조직에 진동을 전달하는 동작을 말한다. 손바닥이나 컵 잡은 모양의 주먹으로 피부 조직을 두드려 주는 고타법 또한 두피 관리 시 마사지하면 관리에 유효한 효과를 본다. 홈케어 시에는 관리실에서의 모발 타입별 관리 순서에 적외선 기기 등은 없으나 그 외는 도움이 되길 바란다. 건강한 모발과 두피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건강한 식단 관리와 함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한 스스로의 규칙적 생활 개선에 노력을 해야 한다. 또한 건성과 지성, 정상모발 제품의 적절한 선택과 사용으로 매력 있는 아름다운 머릿결과 두피를 관리하기 바란다. 글·사진=김양순 메이크업아티스트·교육학박사두피마사지 시 가볍게 쓰다듬거나 문지르는 경찰법은 근육의 이완을 돕는다.김양순 메이크업아티스트·교육학박사
[김양순의 이미지메이킹] 기초화장품의 종류와 기능…개별 피부 타입 고려한 약산성 제품 선택해야
기초화장품은 피부 청결과 피부 정돈 및 피부 보호의 기능을 가진다. 피부 청결의 의미는 피부 표면의 더러움과 노폐물, 메이크업 잔여물을 제거하며 피부 정돈은 알칼리화되었던 피부를 약산성으로 유지시켜 주는 것이다. 피부 보호는 피부에 유분과 수분을 보충해 줌으로써 피부의 건조 방지와 부드럽고 윤기나게 함으로써 외부 유해 환경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기능을 말한다. 종류에는 세안용 화장품과 화장수, 로션, 에센스, 크림 등이 포함된다. 세안화장품은 피부표면의 먼지와 노폐물, 메이크업 잔여물을 제거하여 피부를 청결하게 하고 생리기능을 정상적으로 도와주는데 비누와 클렌징폼, 클렌징워터, 클렌징로션, 클렌징크림, 클렌징오일, 클렌징겔 등으로 구분된다. 비누는 주로 얼굴과 전신 세정제로 사용되고 대부분 약알칼리성이므로 사용 후 건조함과 당김이 나타나기도 한다. 클렌징폼은 거품이 많이 나고 자극이 거의 없어 세안 후 당김 현상이 적은 편이다. 클렌징워터는 가벼운 메이크업을 지우거나 화장을 하기 전에 피부를 깨끗하게 할 용도로 거의 사용되며 클렌징로션은 이중 세안을 하지 않아도 되고 수분이 많아 사용감에서는 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이라 옅은 메이크업을 지울 때 효과적이다. 클렌징크림은 피부 표면의 오일 성분을 클렌징하고 피지 분비가 많고 진한 메이크업을 지우는데 적합한 타입이다. 클렌징오일은 짙은 메이크업을 지우는 데 사용되기도 하며 건성피부, 노화피부, 민감한 피부에 사용하여도 좋다. 클렌징겔은 유성 성분이 많아 짙은 화장을 지우는 데 도움이 되는 유성타입과 수성타입으로 나뉘는데, 유성에 비해 세정력은 약한 편에 속하는 수성타입은 사용 후에 피부가 매끄럽고 촉촉하여 연한 화장을 지우는 데 유용하다. 화장수는 세안용 화장품 사용 후 잔여물을 정돈해 주고 피부를 약산성으로 회복시켜 주며 피부 표피의 각질층 수분 공급과 피부결이 고르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수렴화장수와 유연화장수로 구분할 수 있으며 유연화장수는 피부의 정돈 및 수분의 밸런스 조절, 보습제와 유연제가 포함되어 각질층을 부드럽고 촉촉하게 하여 다음 단계의 제품이 잘 흡수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수렴화장수는 알코올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세안과정 중 남아 있는 노폐물과 이물질 등을 닦아내 주고 피지를 정리해 주어 지성피부에 사용하면 좋다. 피부 진정효과가 있으나 피부가 알코올 성분으로 인해 건조해질 수 있으므로 유의하도록 한다. 로션은 에멀전이라 하며 피부에 수분과 유분을 공급하고 유분량은 적으며 유동성을 가진다. 유분보다 수분 함량이 많아 사용 시 피부 흡수가 빠른 편이고 바르면 가볍고 피부에 부담이 작은 편이다. 에센스는 세럼, 앰플이라고 하며 피부결 개선을 위한 유효성분을 농축시킨 제품으로 피부 생리 기능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 크림은 세안 후 함량이 약해진 천연보습인자를 보충하여 촉촉한 피부를 위한 역할을 하고 외부 유해 환경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며 유효 성분들이 피부 문제점의 개선에 도움을 준다. 단지 사용감이 좀 무겁고 유분감이 많아 피부 흡수는 빠르지 않은 편이다. 크림 종류에는 나이트크림, 데이크림, 링클크림, 모이스처크림, 아이크림, 콜드크림, 화이트닝크림 등이 있으며 나이트크림은 보습과 영양 효과가 있고 유분 함량이 높은 편이다. 데이크림은 유수분 성분을 가지며 피부를 보호하고 피부의 건조함을 개선한다. 링클크림은 피부탄력을 증진하고 모이스처크림은 피부보습과 유연을 부여한다. 아이크림은 눈가 잔주름을 완화 및 예방하고 콜드크림은 피부보호와 청결, 마사지 작용을 하며 화이트닝크림의 기능은 피부미백 효과를 본다. 기초화장품 종류에 따른 유효성을 알아둬 개인의 피부에 적절한 제품을 선택해 사용함으로써 피부 보호와 개선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글·사진=김양순 메이크업아티스트·교육학박사고농축 수분 공급 앰플과 고보습 오일세럼은 피부에 영양과 피부장벽 강화 및 피부컨디셔닝, 항산화, 피부톤과 결 개선에 도움을 준다.김양순 메이크업아티스트·교육학박사
2024.02.16
[한희정의 소소한 패션 히스토리] 흰색 (white), 色으로 드러낸 계급…아무나 가질 수 없던 신성함 상징
최근 인테리어 관련 기사나 사진을 보면 벽지, 바닥, 주방 싱크대 등 전체적으로 흰색으로 된 주거 공간이 인기이다. 또한 섬유·가공 기술의 개발로 오염관리도 쉽게 할 수 있어 이전에 선호되지 않았던 흰색 소파와 호텔 침구 이미지의 흰색 침구의 인기도 높아졌다. 국내에서 흰색의 주거공간을 많이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공간이 넓어 보이고 깨끗한 이미지를 연출하며 다른 색과 쉽게 조화되어 자신의 개성대로 마음껏 꾸밀 수 있어서일 것이다. 흰색은 가시광선 스펙트럼에서 모아진 모든 색상의 조합으로, 채도가 없는 무채색 중에서도 명도가 가장 높은 색이다. 하얀 도화지, 하얗게 눈 쌓인 들판이 나타내는 것처럼 흰색은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이미지의 색으로, 역사적으로 신성한 종교적 인물, 순결한 신부를 상징하는 색이며, 오염되기 쉬워 관리가 어려운 색으로 부유층과 귀족층의 의복과 관련된 경우가 많았다. 흰색은 이미 알려진 대로 순수함, 순진함, 신성함, 밝음, 청결한 이미지를 전달하여 종교적, 문화적, 계급에서 상징성과 의미의 표시로 많이 활용되어 왔다. 의복은 개인이 직접적으로 사회적 지위와 부, 계급을 나타낼 수 있는 표현 방식으로, 고대 이집트에는 다양한 색상의 의복이 있었으나 성직자의 신발, 신성한 물건은 흰색이었고 신성한 동물은 흰색으로 묘사되었다. 또한 고대 로마시대 겉옷인 토가(Toga)는 복잡한 접는 방식과 섬세하게 신경 써야 하는 착용 방식으로 로마 사회의 질서, 규율, 예의를 상징하는데, 잘 차려입은 토가는 자기통제와 전통에 대한 존중을 나타내는 것으로 고위층 남성은 대부분 흰색의 토가를 착용하였다.이후 16, 17세기 더블릿(doublet; 몸에 딱 맞는 남성 재킷)이나 가운의 네크라인이 더러워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별도로 세탁할 수 있도록 교체 가능한 주름진 프릴의 옷깃 장식단인 러프(ruff)는 흰색이 다수 사용되었고, 그 형태는 뻣뻣하여 목을 꼿꼿하게 세운 자세를 강요하여 그 비실용성으로 인해 상류층의 부와 지위의 상징이 되었다. 한 색상은 하나 이상, 몇 가지의 의미와 상징성을 지니고 있지만, 특히 흰색은 시대적 흐름과 문화적 환경에 따라 다면적 의미를 나타낸다. 다양한 문화권에서 흰색은 종교적 의미와 연관되어 순결과 헌신의 의미로 성직자는 흰색 예복을 입으며, 아시아 문화권에서는 흰색은 죽음을 애도하는 색이며 특별한 행사와 형식에서 예를 갖춰 입는 의복의 색이다. 과거부터 이어진 신성함과 순결함의 상징적 색인 흰색은 정치문화적 의미를 담기도 담기도 하였고, 현대에 와서는 젊음과 미니멀리즘의 색이면서 미래지향적인 퓨처리즘과 아방가르드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색이 되었다.19세기 초 신고전주의(Neo-Classicism style)의 영향으로 여성의 드레스는 하늘하늘한 원단으로 만든 높은 허리 라인의 엠파이어(empire) 실루엣이 특징이었다. 18세기 말 프랑스 혁명 이후의 유럽 사회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민주적 이상을 추구하면서 그 시대 건축의 이오니아식 기둥과 대리석 조각상을 모방한 패션이 탄생하였고, 이는 섬세한 세로의 긴 주름이 잡힌 흰색의 얇은 머슬린 드레스로 완성되었다. 20세기 중후반 현대 패션에서 흰색은 큰 유행의 각 단계에서 다양한 스타일로 연출되었다. 1955년 영화 '7년 만의 외출'에서 지하철 환기구 바람에 휘날리던 메릴린 먼로의 상징적인 흰색 드레스는 순수함과 화려함, 관능미를 복합적으로 나타냈고, 1960년대 미니멀(minimal) 미학이 대두되었을 당시에는 단순한 실루엣과 기하학적인 커팅의 흰색 미니 스커트와 원피스는 젊음과 미니멀리즘을 표현하였다. 또한 1970년대 자유분방한 히피 패션이 부상하면서 흰색 레이스와 크로셰, 하늘하늘한 면직물로 만든 보헤미안 셔츠와 드레스는 자연스러움과 편안함의 이미지를 연출하였다. 이후 1980년대 맥시멀리즘 패션을 지나 1990년대 중후반 단순한 실루엣과 장식이 절제된 미니멀리즘 패션의 유행으로 흰색 등 무채색의 직선적 실루엣의 룩이 대두되어 캘빈 클라인, 질 샌더와 같은 브랜드의 인기를 상승시켰다. 그리고 90년대 말에 이어 지금까지 미래주의 스타일의 패션에서 흰색은 신비롭고 다소 몽환적이며 쉽게 닿지 않을 듯한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 이와 같이 흰색의 패션은 역사적으로, 그리고 사회문화적으로 그 가치와 의미를 반영하여 진화해왔고 현대 패션에서 깨끗한 이미지를 넘어 현대적 세련미와 우아함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색으로 가장 중요한 색 중 하나가 되었다. 색상이 없지만 오히려 더욱 강렬하며 다른 색과 대비하여 옆의 색을 더욱 선명하게 부각시켜 주는 흰색은 시대를 초월하여 사랑받고 있다. 계명대 패션디자인과 교수19세기 초 흰색의 엠파이어 드레스 〈출처: matthiesengallery.com〉티에리 뮈귤러 2012FW 콜렉션 〈출처: runwaynew.com〉17세기 복식의 흰색 러프(1960). 한희정 (계명대 패션디자인과 교수)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의대 증원 1천500명 이상 전망…국립대 '감축'·사립대 '원안 유지' '고민'
출구 못 찾는 의대 증원 갈등, 결국 4월 넘기나…의료계 일각 "증원 백지화 없이는 협상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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