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주식장외시장 투자의 기회냐? 덫이냐?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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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수정 2016-11-19  |  발행일 2016-11-19 제면
스타트업 주식장외시장 투자의 기회냐? 덫이냐?

지난 14일 한국거래소(KRX)는 새로운 주식거래시장인 ‘한국거래소 스타트업 장외주식거래시장-KSM’을 개설했다. 성장 가능성이 큰 유망 스타트업(창업 초기 벤처기업)의 주식을 사고파는 전용 장외시장이다. 하지만 코스피, 코스닥 시장과 달리 코넥스 시장도 아직 자리 잡지 못했다는 평가가 없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성급하게 시장만 늘릴 경우 투자자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게 현실이다. 자본시장을 통한 초기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로, 창조경제 생태계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2013년 7월 신설한 벤처·중소기업전용 시장 코넥스(KONEX). KSM처럼 기업의 자본유치를 위해 만든 시장이지만, 진입장벽을 너무 낮게 설정한 탓에 주가 조작에 쉽게 노출돼 버렸다. ‘코넥스 1호 기업’ 웹솔루스 대표가 자신의 회사 주가를 끌어올리고자 가족 등을 이용해 허위 주문을 내는 수법을 사용한 혐의로 구속되는 등 3년 전 이들을 포함해 21개 기업이 상장됐지만 3곳이 상장폐지 됐고 또 다른 3개 기업의 시가총액은 상장 당시의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그렇다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21곳이던 상장사는 3년이 조금 지난 16일 현재 136곳으로 늘었고, 4천689억원이던 시가총액은 4조8천419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순기능도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 만큼 한국거래소가 의도한 대로 KSM이 스타트업 성장사다리의 한 축이 되려면 등록기업의 기준을 명확하게 세우고,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보완장치를 명확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시장 현황
이주코리아·칼슘사과 등 37개社 KSM 등록
작년 평균매출 12억원·자산은 17억원 규모
전국 창조경제센터의 육성기업 8곳도 참여

▶시장 특징
한국거래소 주도 결제 안전성·편리성 확보
비상장사 주식거래에 개인투자자 참여 허용
임직원이 내부정보 악용땐 손해 볼 우려도
거래활성화 위해 정확한 정보 제공이 필수

■ KSM 주식거래 방법
● 8개 참여증권사 계좌 개설 후 참여 신청
●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으로 앱 다운 및 설치
● 회원 가입 후 휴대폰인증 및 계좌번호 등 입력
● 매매 구분 선택 후 수량·가격 입력

◆KRX 스타트업 마켓

한국거래소는 KSM을 기술집약적인 창업 초기 기업에 특화된 시장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 10일 기준, 이미 37개사가 KSM에 주식 거래 대상으로 등록했다. 이들 기업의 지난해 평균 매출은 12억원, 자산은 17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이주코리아, 칼슘사과 등 26곳(70%)은 온라인 플랫폼으로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은 크라우드펀딩 성공업체이다. 미로, 애플애드벤처를 비롯한 14곳은 정책금융기관 등의 추천을 받았다.

전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육성한 8개 스타트업도 이름을 올렸다.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불똥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는 이들 기업의 경우, 자금 조달이 쉬워지고 투자자는 유망한 기업을 발굴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스마트 줄자’를 만드는 베이글랩스는 도전 K-스타트업 2016년 창업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대상을 받았고, 미국 킥스타터 크라우드펀딩에서 138만달러(16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이 회사 제품은 해외 50여 개국에 2만여 개가 예약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마린콜라겐 추출물이 포함된 피부관리 화장품을 만드는 마린테크노는 국내 크라우드펀딩 1호 성공기업으로, 미국· 멕시코 등지에서 총 56만달러 규모의 구매계약을 체결했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만드는 해찬은 LG화학과 공동으로 신제품을 개발해 가구업체 일룸과 3년간 3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래부는 1천400개에 이르는 18개 혁신센터 보육기업과 전국 스타트업이 KSM을 통해 좋은 투자자와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창업 활성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한국거래소가 기대하는 것도 바로 이런 순기능이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모인 돈이 ‘KSM’이라는 장외시장을 통해 투자가 이뤄지고, 여기에서 성장한 기업이 코넥스를 거쳐, 코스닥에 상장되는 성장사다리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KSM 등록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약 75억원 규모로 조성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KSM 등록 주식을 거래하려는 투자자는 우선 KSM 참여 증권사(키움, 교보, 동부, 유안타, 유진, 코리아에셋, 골든브릿지, IBK증권)의 계좌를 만든 뒤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을 통해 시장 참여 신청을 해야 한다. 그 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소정의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후 사거나 팔길 원하는 종목의 수량과 가격을 입력하면 이에 관심이 있는 상대방이 해당 주문을 클릭하고 그 후 당사자 간 채팅창 개설과 협상을 통해 거래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협상이 마무리되면 주식 대체와 현금이체는 각자의 거래 증권사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사설 장외주식거래시장보다는 결제 안전성이 높은 것이 장점이다.

◆정확한 정보제공 필수

한국거래소 측은 이번 스타트업 주식시장의 특징 중 하나로 기존 장외거래시장보다 결제 안전성과 편리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거래소의 인프라와 노하우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코넥스와 같은 상장주식시장이 아니라 다른 장외거래시장과 비교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장외거래시장인 스타트업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참여를 허용했다는 것이다. 미국과 캐나다 등 해외에선 공시의무가 없는 비상장사의 주식거래 시장에 대한 투자를 일반 투자자에게까지 열어주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대부분 전문투자자로 제한하고 있다. 기업의 내부정보를 알고 있는 대표와 직원 등이 일반 투자자가 접근하기 힘든 이 같은 정보를 활용한 주식거래로 이익을 챙기는 문제가 나타날 수 있어서다. 즉, 스타트업 주식시장은 코넥스보다 주식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정보비대칭 문제가 더욱 심각할 수 있다는 것이고, 이는 곧바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전문가들은 “해외의 비상장 주식시장은 투자 범위를 정보접근이 가능한 전문투자자로 한정하는데, 국내에서는 개인까지 허용했다”면서 “정보접근이 용이한 큰손이 자금을 회수하면서 개미가 손해를 보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더욱이 KSM은 스타트업으로 한정돼 있는 만큼 기업에 대한 정보가 얼마큼 정확하고 빠르게 투자자에게 공개되느냐가 시장 성공에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믿을 만한 정보를 바탕으로 거래가 이뤄져야 주가조작 등이 불가능해져 안전한 거래를 통해 건강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는 신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생긴 코넥스 시장의 경우 거래가 체결되지 않는 종목이 적지 않은 것은 물론 한 자릿수의 거래량으로도 상한가나 하한가를 기록하는 일이 적지 않아 시장 자체의 신뢰도를 의심하게 만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발행된 주식이 모두 KSM에서 거래된다고 가정해도 시장 규모는 102억원에 불과하다. 또 앞서 코넥스 시장과 K-OTC 모두 낮은 유통 주식 비율 등으로 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이 0.01%에도 못 미치는 점을 고려하면, KSM 거래량도 초기에는 매우 적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투자전문가들은 “코넥스의 경우 주가조작이 적지 않게 일어난다고 의심을 받고 있지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신뢰를 쌓은 종목 주가는 우상향하는 경향이다. 정확하게 정보를 제공하는 게 신흥 시장에서는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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