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르포] 운전자 없이 차선 변경 척척…대구 자율주행 셔틀 ‘로이’ 타보니

  •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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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11-03 18:57  |  수정 2026-11-03 22:53  |  발행일 2026-11-03
끼어드는 차량에 스스로 감속, 차선 변경도 완벽
어린이보호구역선 안전요원 개입…상용화 과제
7일부터 무료 운행…시민 누구나 현장 탑승 가능
3일 대구 중구 동성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자율주행 셔틀 로이(ROii)가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대구시는 이날 동성로 일대 자율주행 셔틀 시승행사를 열고 도심 주행을 선보였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3일 대구 중구 동성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자율주행 셔틀 '로이(ROii)'가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대구시는 이날 동성로 일대 자율주행 셔틀 시승행사를 열고 도심 주행을 선보였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3일 오후 3시50분쯤 대구 중구 시청네거리 일원. 핑크빛 래핑과 미래지향적 실루엣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는 한 차량의 등장에 좌중의 시선이 집중됐다. 큼지막한 통창 너머로 보이는 차량 내부에는 으레 있어야 할 운전석도, 운전대도 없었다. 차량 외부 유리창에는 잔여 좌석 수가 친절하게 표기됐다. 운전자 없이 스스로 움직이던 차량이 정류장에 멈춰 서자 주변의 관심은 더욱 커졌다. 지나가던 한 시민은 궁금증을 참지 못한 듯 차량 안으로 고개를 들이밀어 내부를 살펴보기도 했다. 이 차량의 정체는 자율주행 전문기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a2z)가 개발한 자율주행 셔틀 '로이(ROii)'. 대구 도심 한복판을 누빌 미래형 모빌리티다.


로이의 첫 시승 행사가 열린 이날, 취재진이 직접 차량에 몸을 실었다. 안전벨트를 착용하자 "자율주행을 안내합니다"라는 음성과 함께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운전대도, 가속페달도 없었지만 차량은 교통 흐름에 맞춰 속도를 높였다. 실내 전·후방에 설치된 디스플레이에는 차량 속도와 정류장 정보는 물론 신호등 상태까지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주변 차량과 보행자도 화면에 나타나 차량이 인식하는 도로 상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로이의 진가는 복잡한 도심 구간에서 드러났다. 주행 중 다른 차량이 끼어들자 스스로 속도를 줄이며 안전거리를 확보했다. 차량 통행이 많은 반월당역 일대와 달구벌대로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갔다. 차선을 바꿀 때는 스스로 방향지시등을 켠 뒤 주변 차량의 움직임에 맞춰 부드럽게 진입했다. 운전자가 없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않으면 일반 차량과 크게 다르지 않은 움직임이었다.


이 같은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차량 곳곳에 장착된 첨단 감지장치다. 로이에는 카메라 8대와 라이다(LiDAR) 4대, 레이더 5대가 탑재돼 있다. 각종 센서가 주변 차량과 보행자, 장애물 등을 인식해 주행 경로를 판단한다. 최고 운행속도는 시속 40㎞다. 출퇴근 시간대 등 교통량이 많은 시간에는 주변 교통 흐름에 맞춰 속도를 조절하도록 설계됐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3일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에서 열린 자율주행 셔틀 로이(ROii) 시승행사에서 추경호 대구시장(왼쪽 세 번째부터), 임인환 대구시의회 의장, 박종필 대구시의회 경제환경위원장, 김태우 대구시의회 건설교통위원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3일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에서 열린 자율주행 셔틀 '로이(ROii)' 시승행사에서 추경호 대구시장(왼쪽 세 번째부터), 임인환 대구시의회 의장, 박종필 대구시의회 경제환경위원장, 김태우 대구시의회 건설교통위원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다만 모든 구간을 자율주행으로 통과한 것은 아니다. 중앙로 일대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차량에 탑승한 안전요원이 수동으로 차량을 조작했다. 현행 규제상 어린이·노인·장애인보호구역 등에서는 교통약자의 보행 안전을 위해 자율주행 운행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로이는 운전자 개입 없이 주행할 수 있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갖췄지만, 실제 도심 운행에서는 구간별 운행 조건과 안전 확보를 위해 사람의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제도적 여건 정비가 과제로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구시는 오는 7일부터 12월 말까지 로이를 동성로 일원에 투입한다. 약령시 건너편 동성로 입구를 출발해 대구시청 동인청사, 삼덕성당, 반월당역 등을 연결하는 도심 순환노선이다. 매주 금·토·일요일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하루 6차례 운행하며, 시민 누구나 예약 없이 무료로 탑승할 수 있다. 9인승 차량으로 안전요원 1명을 제외한 최대 8명이 이용할 수 있다.


대구시는 이번 운행을 통해 시민이 일상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체험하도록 하는 한편, 운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과 이용자 의견을 서비스 개선에 반영할 방침이다. 김신영 대구시 미래모빌리티과장은 "시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자율주행 서비스를 확대하고, 물류 분야에서는 실증을 통해 산업현장으로 영역을 넓혀 나가겠다"며 "대규모 자율주행 실증도시 조성을 통해 상용화 기반을 마련하고, 대구가 자율주행 산업을 선도하는 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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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대구시청 경제부서와 산업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작은 목소리도 끝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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