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교실 열고 명품잇몸 만들어주는 보건소…칠곡군 주민건강증진 파격 변신

  • 마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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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25 07:30  |  수정 2017-05-25 07:30  |  발행일 2017-05-25 제12면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 예방관리 시스템 가동
댄스교실 열고 명품잇몸 만들어주는 보건소…칠곡군 주민건강증진 파격 변신
백선기 칠곡군수와 부인 장세현씨가 최근 왜관읍 낙동강변 흰가람둔치에서 진행된 야간건강댄스교실에 참여해 지역주민과 함께 건강댄스를 추고 있다. <칠곡군 제공>

[칠곡] 오랫동안 고혈압과 당뇨병을 앓아온 50대 직장인 최모씨(칠곡군 왜관읍)는 조금만 피곤하면 잇몸이 붓고 피가 났다. 자칫하면 치아까지 잃을 수 있다는 걱정에 치과를 찾아 치료를 받고 약도 처방받아 먹었지만 그때뿐.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은 더 심해졌다. 실의에 빠져 있던 최씨는 어느 날 퇴근길에 빌라 계단에 놓인 칠곡군소식지를 우연히 보게 됐다. 칠곡군보건소에서 고혈압·당뇨병 환자를 상대로 명품잇몸만들기 프로젝트를 운영한다는 내용이었다. 최씨는 “내가 살고 있는 지역 보건소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해서 신뢰감이 들었고, 막연한 기대감도 있었다”며 “무료에다 지극정성으로 치료하는 모습에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명품 잇몸을 기대하며 예약 날짜에 단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고 말했다.

지역 보건소가 진화하고 있다. 진료비와 약제비가 저렴하다는 정도로 인식했던 공간이 주민의 질병 예방은 물론 웰빙까지 책임지는 통합건강증진센터로 거듭나고 있다. 조금만 부지런하면 건강한 삶에 필요한 다양한 혜택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보건소에 대한 지역주민의 인식도 확 바뀌었다. 고급병원 검진센터 못지않은 깔끔한 시설에다 다양한 계층을 아우르는 맞춤형 건강관리 시스템을 갖추는 등 파격적인 변신을 꾀한 결과다. 칠곡군보건소 문귀정 건강관리담당은 “예전에는 값싸게 진료 받을 수 있는 곳, 어르신이나 어려운 이웃이 이용하는 곳 정도로만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며 “하지만 요즘은 최첨단 의료장비가 설치되고 다양한 통합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주민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보건소의 달라진 위상을 강조했다.

현재 칠곡군보건소가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분야는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과 같은 만성질환을 예방·관리하는 사업이다. 올바른 건강관리 습관을 갖추고 질병을 예방하면 개인 삶의 질도 높아지고 국가 의료비 절감 효과도 거두는 ‘일석이조’가 되는 이유에서다.

지난 3월 초부터 시작된 ‘낙동강변 야간건강댄스교실’도 눈에 띄는 프로그램이다. 매주 화·목요일 오후 7시30분 낙동강변 흰가람둔치에서 1시간가량 진행되는 건강댄스교실은 지역사회에 큰 활력소가 되고 있다. 스트레스 해소와 만성질환예방은 물론 주민 간 소통하는 화합의 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 이은희씨(여·56)는 “바쁜 직장생활 때문에 운동할 시간이 늘 부족했다”며 “전문 강사의 지도 아래 흥겨운 음악에 맞춰 따라하다 보면 어느새 기분이 좋아지고 몸에 활력도 생긴다”고 좋아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보건소가 공공의료기관으로서의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지역 여건과 주민 수요분석을 토대로 한 맞춤형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건강하고 활기찬 지역사회를 위한 건강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준영기자 mj340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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