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뮤지컬의 만남 ‘무비컬’의 매력속으로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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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27   |  발행일 2018-07-27 제33면   |  수정 2018-07-27
영화와 뮤지컬의 만남 ‘무비컬’의 매력속으로
파워엔터테인먼트가 오는 11월부터 대구를 시작으로 장기공연에 들어가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뮤지컬 ‘라이온 킹’.
영화와 뮤지컬의 만남 ‘무비컬’의 매력속으로
디즈니에서 만든 애니메이션 영화 ‘라이온 킹’
영화와 뮤지컬의 만남 ‘무비컬’의 매력속으로

많은 이들이 뮤지컬에 빠져있다. 때로는 속이 확 트일 정도로 시원하게, 때로는 가슴이 아리도록 애절하게 다가오는 음악과 스토리, 여기에 화려하고 다양한 춤과 무대장치들이 곁들여져 보는 이들의 정신을 쏙 빼놓을 정도로 강한 여운을 준다. 그래서 뮤지컬 마니아들은 봤던 뮤지컬을 서너 번씩 보기도 한다. 하지만 주머니가 얄팍한 대부분의 사람은 이런 뮤지컬을 한 번 보기도 쉽지가 않다. 좋은 자리는 10만원을 훌쩍 뛰어넘고 비교적 저렴한 자리도 몇만원대인지라 가격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뮤지컬이 주는 감동을 색다르게 즐기는 방법도 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뮤지컬 상당수는 영화, 소설 등을 원작으로 해 만들어진 것이다. 또 유명 뮤지컬을 좀 더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 영화로 제작된 것들도 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 등은 소설을 원작으로 뮤지컬을 제작해 빅히트를 치면서 영화로도 만들어져 소설과 영화를 두루 감상하면서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다. 음악, 미술, 문학 등이 조화를 이루는 종합예술인 뮤지컬에 비해 다채로움은 다소 적을 수 있지만 뮤지컬의 원작이 된 영화, 소설 등을 통해 뮤지컬과는 또 다른 감동을 느껴볼 수 있다. 이런 원작 소설이나 영화를 본 뒤 뮤지컬을 감상하면 작품에 대한 이해가 높아져 감동의 깊이도 더해진다.

◆무비컬의 인기= 장년층에서는 뮤지컬 하면 영화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지금처럼 뮤지컬을 공연장의 화려한 무대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TV·영화 등의 영상을 통해 만났기 때문이다. 1950~60년대 미국 할리우드 등에서 제작된 ‘왕과 나’ ‘사운드 오브 뮤직’ ‘파리의 아메리카인’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등은 뮤지컬영화로 제작되어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이들 영화 가운데 ‘사운드 오브 뮤직’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왕과 나’ 처럼 무대에서 시작되어 영화로 만들어져 인기를 누린 작품도 상당수 있다.

무대에서 만나는 뮤지컬과 영상으로 만나는 뮤지컬의 차이는 무엇일까. 무대공연은 매일 한정된 장소에서 반복되어야 하는 비복제의 한계가 있다. 뮤지컬의 매출 규모는 얼마나 많은 관객을 대상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공연할 수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아무리 많은 관객이 뮤지컬을 관람하고 장기공연 된다고 해도 성장의 폭은 영상에 비할 바가 아니다. 영상은 한 번 만들어두면 수백, 수천의 영화관에서 동시다발로 상영돼 수많은 사람에게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영상의 장점을 잘 활용한 것이 바로 무비컬이다. 영화를 의미하는 ‘무비(Movie)’와 ‘뮤지컬(Musical)’을 합성해 만들어진 무비컬은 예전에 인기를 누렸던 흥행 영화를 무대용 뮤지컬로 재구성해 만든 것이다. 무비컬 역시 뮤지컬영화처럼 화려한 무대와 춤, 노래가 매력적이다.

뮤지컬영화는 세계 영화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할리우드에서 붐을 일으켰다. 할리우드의 영화자본가들은 대중성이 검증된 뮤지컬을 대형 스크린용 영화로 제작, 전 세계를 대상으로 빠른 시일에 큰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구상했고 그것이 바로 무비컬의 제작을 부추겼다.

◆무비컬, 어떤 작품이 있나=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제작된 무비컬은 다양하다. 1990년대 ‘거미여인의 키스- 더 뮤지컬’ ‘선셋대로’ 등이 제작돼 인기를 끌었다. 무비컬 제작은 2000년대 들어서 더욱 활발해졌는데 ‘이스트윅의 마녀들’ ‘프로듀서스’ ‘헤어스프레이’ ‘더티 댄싱’ ‘빌리 엘리어트’ ‘금발이 너무해’ ‘보디가드’ 등이 무대에 올라 큰 인기를 끌었다. 또 1960~70년대 뮤지컬영화가 무대작품으로 재구성되기도 했는데 ‘메리 포핀스’ ‘치티 치티 뱅뱅’ 등이 있다.

실사영화만이 아니라 만화영화도 무비컬로 만들어졌다. 주로 디즈니에서 만든 만화영화들인데 ‘라이온 킹’ ‘미녀와 야수’ ‘타잔- 더 뮤지컬’ ‘인어공주’ 등이 대표작이다. 드림웍스의 인기 만화영화인 ‘슈렉’도 뮤지컬 ‘슈렉- 더 뮤지컬’로 제작되었다.

2000년 후반 한국에서도 영화를 원작으로 한 창작뮤지컬 붐이 일었다. ‘내 마음의 풍금’ ‘싱글즈’ ‘라디오스타’ ‘미녀는 괴로워’ ‘파이란’ 등이 제작되었다.

이 같은 무비컬의 인기에 대해 파워엔터테인먼트 서소람 대리는 “무비컬은 영화로 흥행이 검증된 작품을 무대로 되살려내기 때문에 제작할 때 위험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또 인기 원작영화가 무대에서 어떻게 재구성되는지에 대한 관객들의 호기심도 작동해 인기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작자는 이미 검증돼 제작 시 흥행의 위험을 줄이면서 쉽게 대중적인 관심도 모을 수 있다. 관객은 이미 영화를 보아서 알고 있는 익숙한 줄거리를 라이브로 다시 봄으로써 좀 더 친근감을 가질 수 있고 작품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 W2면에 계속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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