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만 있는 ‘화병’, 경락치료만으로도 증상 완화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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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11 08:02  |  수정 2019-06-11 08:31  |  발행일 2019-06-11 제21면
손바닥 가운데·엄지 뿌리뼈 자극 도움
분노조절 장기‘간’건강엔 국화차 좋아

전 세계에서 한국인에게만 있는 병이 있다. 바로 화병이다. 화병은 몸이 아픈 것이 아니라 마음에 병이 들어 생기는 것이다. 주로 스트레스로 인한 속병으로 소화불량이 가장 흔한 예인데 정신적 압박이 쌓여서 위와 장의 활동을 방해해 소화, 흡수력 약화를 초래한다.

물론 누구에게나 소화불량 증세는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신경을 써야 하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만성 소화 장애의 치료방법으로 막힌 기혈(氣穴)을 뚫어주는 침 치료가 있으며, 혈자리 자극을 통해 위장기능의 운동력과 기능을 향상시켜 준다.

급성 위장장애인 경우에도 침과 경락 치료 1~2회만으로도 증세가 완화됨을 경험하는 경우도 꽤 있다. 경락으로 손바닥 가운데 있는 ‘건이삼침구(建理三針區)’ 부위를 자극해 주는 것도 위장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손등을 위로 하고 손바닥을 펼쳤을 때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의 뿌리 뼈가 겹치는 부위에 있는 ‘합곡’을 자극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는 참다가 쌓이고 막히는 것에서 시작된다. 화병을 흔히 울(鬱)화(火)병이라고도 표현하는데 이는 답답하게 막혀 있다 못해 화가 치밀어 오른다는 뜻이다. ‘억울한 마음을 삭이지 못하여 머리와 옆구리가 아프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과 더불어 잠을 잘 자지 못하는 병’인 화병은 불안, 초조, 우울, 신경과민, 자신감 저하 등 심리적 증상에 안면홍조, 메스꺼움, 소화불량, 변비, 가슴 두근거림, 손발 저림, 가슴이 답답한 증상 등 신체적인 증상까지 겹쳐 참기 힘든 고통을 주는 병이다.

이 증상을 낫게 하려면 답답한 것은 뚫어주고, 치밀어 오르는 화는 열을 식혀 눌러줘야 한다. 화병에는 천연물 약재를 통한 치료가 효과적이다. 이때 많이 사용되는 약재가 열을 내리는 성질을 가진 황금, 석고, 치자, 시호 등인데 황금은 가슴의 열을 내려주고 석고는 스트레스성으로 인한 불길을 꺼주며 치자는 심장에 열을 내리고 시호는 간의 열을 내린다.

한의학에서는 분노를 주관하는 기관을 간으로 본다. 간의 기능이 저하되면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게 된다. 즉 화병을 고치려면 분노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하고, 분노를 조절하려면 이를 주관하는 간이 건강해야 하는 것이다. 간을 조화롭게 하는 한약인 공진단, 인진환, 침향원 등이 도움이 되고 국화차, 당귀차, 금은화차를 마시면 좋다.

화병이 만성이 되면 혈압을 상승시켜 고혈압이나 중풍 같은 심혈관계 질환으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간을 조화롭게 하는 한약재를 사용해야 한다. 화병은 몸이 아픈 것이 아니라 마음에 병이 들어 생기는 것이므로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치료를 해야 한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 도움말=한국한의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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