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명절” 전통시장·마트 간만에 활기

  • 이효설,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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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9-11 07:14  |  수정 2019-09-11 07:14  |  발행일 2019-09-11 제2면
서문시장 등 제수 장만 인파 북적
상인들 “예전만 못해” 아쉬움 토로

아무리 경기가 어려워도 명절은 명절이다. 추석(13일)을 사흘 앞둔 10일 대구지역 대표 전통시장인 서문시장은 활기로 넘쳐났다. 명절 음식을 장만하려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경기 한파마저 잠시 잊게 했다.

이날 오후 1시30분 서문시장 건어물 가게엔 끊임없이 손님들이 들락거렸고, 대추·밤 등을 파는 가게에도 생동감이 넘쳤다. 손님의 발길이 이어진 곳은 문어·돔배기·조기 등 차례용품을 파는 생선가게였다. 잘 삶아진 문어가 나타날 때마다 손님들은 가격을 묻고 흥정을 했다. 한민지씨(여·41)는 “콩나물 2천원어치를 샀는데 한 움큼을 더 주셨다. 양이 너무 많아 조금 덜었다”며 “전통시장에서 느낄 수 있는 인심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인들은 예전보다 경기가 죽었다고 아쉬워했다. 고사리·도라지·콩나물을 파는 장순이씨(여·70)는 “옛날엔 추석이 다가오면 고사리와 도라지를 사겠다는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면서 “대형 마트가 생기고 나선 아무래도 전통시장을 찾는 고객의 발길이 줄었다”고 했다.

‘비닐봉투 쇼핑’으로 대변되던 시장 손님들의 모습도 달라졌다. 아직 비닐봉투를 사용하는 이들도 간혹 눈에 띄었지만 환경을 고려해 에코백이나 작은 손수레를 이용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가격이 더 싼 곳을 찾아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을 번갈아 이용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집 주변 마트·대형마트·전통시장에서 각각 물건을 나눠 구입한다. 박명숙씨(여·52)는 “돔배기와 동태포를 사러 왔다. 전통시장이라고 무조건 대형마트보다 싼 게 아니더라. 집 앞 마트에 가면 할인행사를 통해 평소보다 훨씬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게 적잖다”면서 “생선은 전통시장 물건이 훨씬 신선해 여기서 사고, 고기류는 대형마트에서 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도 명절맞이에 한창이었다. 같은 날 오후 3시쯤 대구 수성구 한 대형마트에 들어서자 곳곳에서 고기·전을 굽는 냄새가 진동했다. 선물세트 코너를 지나가면 호객행위를 하는 카랑카랑한 목소리의 점원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1등급 한우를 특정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10% 할인을 해준다는 광고 문구가 부착돼 있는 육류코너엔 손님들이 유난히 많았다. 고부가 함께 나와 장을 보는 모습이 흔했지만, 고령의 부부가 함께 먹거리를 장만하는 풍경도 목격됐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불경기지만 그래도 명절은 명절”이라면서 “명절이 코앞이니 선물세트보다 차례용품을 사는 이들이 많은데, 싼 것보다 품질 좋은 것을 사가려는 모습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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