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경 수험생 속태우는 ‘철도 사태’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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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19 07:06  |  수정 2019-11-19 07:25  |  발행일 2019-11-19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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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철도노동조합이 한시 파업에 이어 준법투쟁, 그리고 총파업 예고 등으로 투쟁 강도를 높이자 철도 이용객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15일부터 시작된 준법 투쟁이 대입수험생들의 수시 논술고사가 몰린 시기와 겹쳐져 시민들의 비판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1~14일 철도노조의 경고성 한시파업에 이어 준법투쟁이 시작되자 전국 곳곳에서 열차 지연이 이어지면서 시민 불편은 현실화했다. 준법 투쟁 첫날인 15일과 16일 각각 35대와 41대의 열차가 예정된 시간보다 최소 20분에서 최대 2시간6분 지연 출발했다. 17일 KTX는 정상 운행됐지만, 무궁화호 10대가 20분에서 1시간25분 지연 출발했다.

준법투쟁에 열차 무더기 지연
내일부턴 무기한 총파업 예고
주말 논술전형과 겹쳐 불안감
“시험전날 미리 올라가 있어야”

동대구역을 지나는 경부선의 경우 15일 22대(전체 열차의 62%), 16일에는 28대(68%)의 열차가 지연됐다. 또 지연된 시간은 최소 20분에서 1시간 정도였다. 코레일에 따르면 15~16일 양일간 지연 운행으로 인한 피해 건수가 3만5천356건 접수됐고, 지연보상금 2억6천여만원이 지급됐다. 코레일측은 노조의 준법투쟁을 태업으로 규정하고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철도노조의 준법투쟁과 파업을 예고한 시기가 수도권 주요 대학의 수시 논술시험 일정과 겹쳐져 있다는 것이다. 지방에서 시험을 보기 위해 수도권으로 이동해야 하는 수험생들이 불안과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주말 논술고사가 치러진 경희대, 건국대를 비롯한 20여개 대학에 응시하기 위해 상경을 준비하던 수험생들은 갑작스러운 열차 지연 운행 소식에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대구 진학지도협의회 관계자는 “철도운행이 불규칙하다는 점을 감안해, 되도록 시험 당일이 아닌 전날에 미리 상경하라고 지침을 내렸다"면서 “오는 21일부터 12월1일까지가 수시 논술전형 시험이 가장 많이 몰린 시기인데, 수험생들이 자칫 낭패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철도노조는 정부와 한국철도공사가 전향적인 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20일 오전 9시를 기해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무기한 총파업은 2016년 9월, 74일간의 파업 이후 3년 만으로, 주말이나 출퇴근 시간대의 극심한 혼잡은 물론 물류차질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측은 △4조2교대 내년 시행을 위한 인력 4천명 충원 △총인건비 정상화(임금 4% 인상) △생명안전업무 정규직화와 자회사 처우 개선 △철도 공공성 강화를 위한 철도통합(SRT 운영사인 SR와의 연내 통합)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19일까지 준법 투쟁을 마무리하고, 총 파업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국철도공사는 4조2교대 시행을 위해 1천800여명 수준의 인력충원을 검토한다는 입장외 나머지 요구조건은 재량범위를 넘어선 것이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파업에 대비해 대체 인력을 동원하는 한편, KTX의 경우 평시의 68.9% 수준을 유지하도록 하고, SRT를 포함한 고속열차 전체 운행률은 평시 대비 78.5%까지 유지토록 할 계획이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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