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성과로 응답할 차례다

  • 김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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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05   |  발행일 2020-05-06 제25면   |  수정 2020-05-05
안용모
안용모(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전 대구시도시철도건설본부장)

세상을 바꾼다는 4·15총선이 썰물처럼 밀려갔다.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던 대구경북민들도 선거 결과에 스스로 놀랐다. 우리는 더 이상 장기판의 졸이 아니다. 이제 말의 성찬은 그만하자. 이상하게도 선거철에 유독 우리 지역만 유권자에게 선택의 권리가 없는 듯한, 유권자가 을이 되는 것 같았다. 그 결과는 언제나 역설적이게도 대형국책사업과 국가적 시설은 수도권과 부산에 빼앗기고, 우리는 소외되고 오히려 무시당하고 있다. 선거 때마다 더 이상 호락호락 하지 말자고 떠들어 대며 거품을 물었지만 며칠이 지나지 않아 우리는 또 을이 되고 말았다.


한 걸음씩이라도 세상을 바꾸려면 투표를 잘 해야 한다지만 우리의 선택은 누군가가 뻔히 아는 답을 항상 가지고 있는 듯 했다. 정작 투표하는 시도민의 선택과 판단을 이미 알고 있는 공천권자와 출마자는 흡사 개선장군처럼 서울로 향하고 있었다. 오직 우리 지역과 시민을 위해 일한다고 했는데 마음은 벌써 콩밭에 가 있는 듯하다.


힘 있는 대구경북 출신 당 지도부나 대권 후보가 있을 때에도 영남 후퇴를 주장하더니, 당이 어려운 상황에 지역의 압도적 표심은 홀대해도 된다는 뜻인지 유권자는 참으로 어이가 없다. 지역의 전폭적인 지지의 대가가 대구경북의 정치적 고립과 2선 후퇴란다. 이런 선거결과를 분석하는 당에 표를 몰아준 유권자는 황당하다. 통합당에 압도적 표심을 보여줬음에도 오히려 후퇴를 요구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토사구팽으로 치부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코로나19로 지금 대구경북이 처한 상황은 매우 엄중하다. 그 파장이 앞으로 얼마나 크게 언제까지 미치게 될지도 오리무중이다. 지난달 총선은 이러한 전대미문의 위기국면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헤쳐 나갈 유능한 지역대표들을 뽑는 선거였다. 당의 깃발색상과 누가 공천을 했느냐가 아니라 어느 후보가 지역의 위기를 타개해 나가는 데 적임자인 가를 선택의 잣대로 삼아 뽑아야 했다.


선거 때마다 투표를 해 놓고 후회하는 사람들이 많다. 선거 다음날부터 당선자들을 비토하고 험담을 퍼 나르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손으로 선택했으니 다음 선거까지 함께 밀어주고 동행해야 한다. 그리고 4년 후 똑같이 반복되더라도 그때 또 바보같이 투표를 하게 될 것 이다. 


정치는 유한하고 대구는 영원하다. 정치인들은 책임 없이 떠나고 사라지는 것을 보아왔고, 또 보고 있다. 코로나19가 가져다 준 이 위기의 찬스를 살려서 고통을 이겨내는 성과를 더 크게 이뤄야 한다. 대구가 새로이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잘 살려내야 한다. 이제 정치지도자들은 보수의 심장이라는 포장으로 집토끼 논리를 믿고 텃밭을 소흘히 다루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4년 간 지역을 위해 열심히 뛴 사람이나 갑자기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사람이나 다르지 않은 선거는 이번으로 끝내야 한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한 질병의 위기이자 극복하기 어려운 경제위기다. 이것을 극복하는 것은 정부와 대구시 그리고 시민과 기업의 몫이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이 위기에 더 나은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지역의 국회의원을 원했다. 이런 위기상황에서야말로 우리가 뽑은 정치지도자가 지역을 위한 정치력의 힘을 발휘해 주어야 한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고는 있지만, 이로 인한 여파로 일상이 무너지고 삶이 균열하는 현실과 대면하고 있다.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경제적 폭풍에 하루하루가 만만치 않다. 당선된 국회의원들이 대구경북을 위해 특단의 힘을 모아 성과로 답해 줄 것을 기대해 본다.
안용모 (전 대구시도시철도 건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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