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칼럼] 디지털의 민주주의 파괴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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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03   |  발행일 2020-06-03 제26면   |  수정 2020-06-03
디지털시대 미래 전망 암울
정보기술에 취약한 일반인
소수 특권층과 격차 더 커져
의식·영감있는 시민 힘으로
민주주의·자유언론 지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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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우 미디어연대 공동대표

미국의 대표적 여론조사기관인 퓨(PEW)리서치센터가 작년 여름 앨런대학 상상인터넷연구소와 함께 979명의 디지털기술 전문가, 비즈니스 및 정책리더, 연구원 등을 대상으로 질문을 했다. "디지털 기술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가"였다. 대답은 '그렇다'가 49%, '아니다'가 33%, '변화가 없다'가 18%였다.

다수의 응답자가 우려한 것은 신뢰성, 권력의 불균형, 디지털 지식 부족의 문제였다. 디지털 교란 기술로 허위 정보를 소통시켜 이미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대중의 신뢰를 잠식하고 있으며 언론기관도 대처 속도가 느려 극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힘과 권력을 가진 기업과 정부는 시민을 위한 민주주의보다는 권력자들의 목표를 위해 일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보 기술전은 취약한 대중을 상대로 공학적 선거를 하기 위한 무기로 사용되며, 디지털 플랫폼 소유주와 기타 수집 행위자들은 데이터 추적과 캡처, 분석 및 감시 기술을 강화해 '시민 자본주의'를 강화하고 있어 비민주적 계급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 일반 대중은 디지털 지식이 부족하고 무관심, 냉담하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한국판 뉴딜'에 앞으로 5년간 76조원을 투입하겠다고 지난 1일 발표했다. 디지털과 친환경 분야를 두 축으로 비대면과 인공지능(AI) 같은 '디지털'을 중심으로 한 '21세기 뉴딜'을 전개한다는 설명이다. 22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디지털 경제에 의한 미래 성장동력의 기반을 닦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런 희망적 수사에 걸맞은 구체적인 실현 청사진은 없었다. '노인 일자리'와 비슷한 '단시간 청년 IT 공공근로 일자리' 수준에 가까운 내용이다.

전술한 대로 디지털 기술은 양면성을 갖고 있다. 이강국 리쓰메이칸대 교수가 '재난은 평등하지 않다'는 칼럼을 지난 1일자 한 일간지에 기고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는 만인에게 평등하지만 감염의 대상은 평등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더 많이 감염되고 그 재난에 따른 고용도 임시·일용직 중심으로 대폭 감소됐다. 소득도 지난 1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상위 10% 가구는 전년에 비해 7% 증가했으나 하위 10% 가구는 3.6% 감소했다. 마찬가지로 디지털 자체는 평등하지만 수혜는 평등하지 않다. 디지털 기술과 정보,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는 산업·정부 권력자들은 비대면 기술과 활용, 재택 근무에 능하지만 많은 대중은 그렇지 못하다.

지방자치단체들도 '비대면이 기본되는 세상' '접촉 줄이고 새 경제활동 방향으로 나아가' 등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비대면이 기본이 아니라 '대면 방식이 추가'되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코로나19에 대해서도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될 것이며 그 후는 여러 전염성 질병의 하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퓨리서치센터 보고서는 디지털 확장 시대에서 경제적·건강적·교육적 혜택을 누리는 소수 특권층에 의해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사이의 격차는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권력자들은 인터넷을 통제 감시·조종하는 데 이용하면서 대중을 방심·안일하게 하는 오락물을 제공할 것이며, 디지털 라이프는 대중을 벌거벗겨 신뢰와 상실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10년 내 시민 의식의 전개, 디지털 사용능력의 향상이 일어날 것이고 역사적으로 의식과 영감이 있는 사람들에 의해 민주적 이상과 자유언론에 대한 도전은 극복돼 왔다고 희망 솔루션을 함께 제시했다. 미국의 얘기만이 아니길 희망한다.
이석우 미디어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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