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포유 커버스토리] 철도의 날 126주년…기찻길 옆~ ♬♪ 추억은 방울방울 (1)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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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26   |  발행일 2020-06-26 제33면   |  수정 2020-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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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 고속열차가 등장하면서 열차 문화에도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 생활수단으로 많이 이용되던 열차가 이동과 관광수단으로 무게중심을옮겨가고 있다. 사진은 대구선 이설로 폐역이 된 동촌역 건물과 폐선 일부를 복원해 놓은 동촌공원.

오는 28일은 126주년 철도의 날이다. 1894년 철도국 설립 후 1899년 서울 노량진~인천 간 33.8㎞ 구간의 경인선이 최초로 개통(부분 개통)된 뒤 1905년 서울 서대문~부산 초량 간 쌍방 하루 2회 직통 급행열차가 운행(14시간 소요)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인 철도시대가 막을 올렸다.

대한민국 철도 역사는 광복 이후 서울~부산 간 특별급행 열차 '조선해방자호' 운행(14시간 소요)을 시작으로 다시 쓰인다. 1955년에는 문경선 점촌~가은 간 22.5㎞가 개통되고, 57년 서울~부산 간에 통일호가 투입되면서 운행시간을 7시간으로 크게 단축시키며 첫 지정좌석제도 도입된다. 59년에는 마침내 국산 신조객차가 운행에 들어가고, 62년 주요 여객열차에 여성 안내원이 근무를 시작한다. 66년에는 경북선 예천~영주 간 29.7㎞가 개통되고 74년부터 특급열차 명칭이 변경돼 경부선의 경우 관광호를 새마을호로, 특급열차인 상록·비둘기·통일·은하호가 통일호로 통일한다. 호남선의 태극·백마호는 풍년호로, 전라선의 풍년호는 증산호로 명칭이 변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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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구역 역사가 1969년 6월10일 신축돼 업무를 시작하자 많은 인파가 몰려들고 있다. 〈코레일 제공〉

■ 철도의 날 126주년
80년대 새마을·무궁화·통일호·비둘기호
2004년 KTX 개통, 고속열차 시대 본격화
대구역 앞 번개시장 농수산물 판매 장사진
생활 수단→전국 반나절 생활권 이동 변화
레일위 호텔 '해랑' 등 관광열차도 급부상


79년부터는 국산 디젤기관차가 운행을 시작한다. 84년에 또 한 번 열차 이름이 바뀐다. 경부선·호남선 구분 없이 새마을호는 그대로 사용되고, 우등은 무궁화호로, 특급은 통일호로, 보통은 비둘기호로 변경된다. 훗날 '통일'이란 명칭이 '무궁화'나 '새마을'보다 낮은 단계 열차라는 점이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통일호와 비둘기호란 이름은 사라진 반면,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는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TV 드라마 '모래시계'로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96년 강원도 정동진역에 해돋이 관광열차가 운행되기 시작한다. 99년에는 일본식 철도용어가 쉬운 우리말로 개정된다. 대합실은 맞이방, 개표는 표확인, 홈은 타는 곳으로 바뀌지만 아직도 중년 이상에서는 개정 전 용어가 많이 통용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2000년대 들어서는 우리나라 열차 문화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우선 비둘기호가 2000년 11월 정선선 증산~구절리 구간을 마지막으로 운행이 중단된다. 2003년에는 한국철도공사가 설립되고 본격적인 고속열차 시대를 맞는다. 같은 해 11월 국민공모를 거쳐 고속열차 이름이 KTX(Korea Train eXpress)로 확정된다.

통일호의 마지막 열차가 운행을 중단한 2004년에는 경부고속철도 1단계 구간(서울역~동대구역)이 마침내 개통된다. 새로운 철도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2016년에는 수서발 고속철도 SRT까지 개통되면서 고속열차도 경쟁체제를 구축한다.

고속열차의 출현은 철도의 역할마저도 크게 바꿔 놓았다. 생활수단 역할이 강했던 이전의 철도 무게 중심이 이동수단과 관광수단으로 넘어가게 된 것이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대구역 바로 옆 번개시장은 오전이면 하양과 영천 등에서 농산물을 팔기 위해 올라온 아주머니와 할머니들의 노점으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이들 모두는 새벽 열차를 이용해 대구역에 도착, 농산물을 팔고 낮 열차로 다시 내려갔다. 번개처럼 아침에만 장이 선다는 뜻에서 번개시장이란 이름도 붙여졌다. 대구 외에도 이 같은 기차역 주변의 번개시장은 대전, 광주, 순천, 울산, 원주, 삼척, 춘천, 군산, 원주 등 9곳이나 된다. 이들이 파는 농수산물이 다른 시장보다 싸고 신선하다 보니 일반 시민은 물론 도매상까지 농수산물을 사기 위해 장사진을 치기도 했다.

도깨비시장으로도 불리는 이들 번개시장은 KTX 등장 이후 비둘기호, 통일호 등이 운행을 중단하면서 대부분 과거의 기능을 상실해 상설시장이 됐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열차 관광이 인기를 끌면서 관광열차도 과거에 비해 크게 늘었다.

가장 인기를 끄는 관광열차는 레일 위의 호텔열차라고 불리는 레일크루즈 '해랑'이다. 서울역을 출발해 1박2일, 2박3일 코스로 경부선과 호남선 등 전국 유명 관광지를 운행하는 해랑은 낮에는 버스를 타고 관광지와 맛집을 다니고, 저녁에만 움직이는 호텔형 관광열차다. 또 특정지역을 운행하는 'DMZ평화열차'(경기도 일원), 'S-train 남도해양열차'(부산·순천·여수), 'West-gold-train서해금빛열차'(군산), '중부내륙관광열차'(O,V-train), 'V-train'(협곡열차-영주·분천·양원·승부), 'O-train'(태백선·영동선·중앙선), 'E-트레인'(교육열차), 'A-train'(정선아리랑열차), '바다열차'(동해), '국악와인열차'(영동), '팔도시장관광열차' 등도 운행 중이다.

글·사진=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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