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홍의락, "黨보다 大邱"…그게 결국 黨 위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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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27   |  발행일 2020-06-27 제23면   |  수정 2020-06-27

홍의락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권영진 대구시장의 경제부시장직 제의를 수락했다. 당과 대구를 놓고 한 달 가까이 고민하다가 결국 대구를 택한 셈이다. 그 선택에 박수를 보낸다. 정치인이 '당'보다 '지역'을 우선가치로 택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그게 바른 길이다. 결국 당을 위한 길이 될 것이다. 이를 증명할 책무 또한 그는 짊어졌다. 홍 전 의원이 시청에 들어가 물속 기름처럼 겉돌지 않으려면 권 시장은 처음부터 그의 활동영역을 넓혀 놓아야 한다. 그래야 성과를 낼 수 있다.

홍 전 의원의 역할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대구경제 살리기다. 경제부시장으로서 당연하다. 제안을 외면할 수 없었던 이유로 밝힌 '대구가 처해 있는 현실'이란 뭔가. 극심한 경기 침체 그리고 중앙정부와의 통로 단절이 아니겠나. 실물경제 경험이 많고, 의정활동 기간 주로 산업정책과 예산을 다뤄왔기 때문에 그는 적격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살리기'가 어디 단시일에 되나. 정부 지원 몇 가지로 해결될 일도 아니다. 지역 경제난이 일시적이지 않고 펀더멘탈이 악화되니 더 문제다. 다행히 대구시청사 이전, K2 이전 및 후적지 개발과 통합신공항 건설, 수성의료지구 개발 및 법조타운 건설 등 향후 10년 내 수십조~100조원 규모의 대역사(大役事)가 펼쳐진다. 이를 여하히 효과적으로 추진해 지역 발전의 마중물을 삼느냐가 그가 풀 숙제들이다.

둘째는 협치의 실현이다. 대구의 여야는 경쟁도 없고 협치도 없다. 경쟁도, 협치도 없는 정치는 낙후될 수밖에 없다. 민주당 대구시당 일각에서 홍 전 의원의 행보를 두고 "협치나 연정과는 거리가 멀다"고 선을 그은 것은 잘못된 자세다. 경쟁도 못하면서 협치도 안 한다면 발전이 없다. 셋째 역할에 더 큰 기대감이 있다. 메기론의 주인공이다. 대구시는 적절한 위협과 자극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구시는 정부가 뭘 안 준다고 불평하지만, 대구가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많다. 미꾸라지를 더욱 강하게 하는 메기의 역할, 그의 역할이다. 정당보다 중요한 것이 국가와 국민임을 증명하려는 홍의락의 실험은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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