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칼럼] 우리는 알지만 그들은 모르는, '일하는 국회'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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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07   |  발행일 2020-07-07 제26면   |  수정 2020-07-07
與野 원구성 둘러싼 대립 탓
21대 국회 한달여 공회전만
총선 당시 외친 "일하는 국회"
관행·부정적 면모 답습 탈피
대화·협상 통해 약속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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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 열린연구소장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대 국회가 5월29일자로 종료된 후, 새 배지를 달고 21대 국회가 야심차게 시작되었다. 하지만 7월 초인 지금까지도 공회전만 하고 있는 모양새다. 임기 시작과 함께 원구성 협상에만 한달을 소요했으나 6월29일 최종 결렬되었고, 어쩔 수 없이 여당 단독으로 국회를 구성하여 제한적으로 국회를 운영하였다. 3차 추경문제와 같이 국민의 삶과 국가를 위해 제때 처리해야 하는 일이 산적해 있지만, 국회는 여전히 그들의 명예와 권력만을 우선시하고 있다. 갑작스레 닥친 코로나19로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도, 그들은 관행을 이유로 국민이 이미 선거로 평가한 과거의 부정적인 면모들을 답습하려 하고 있다.

21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를 돌이켜 보자. 모든 후보가 너나 할 것 없이 '일하는 국회'를 외쳤다. 식물국회, 동물국회를 전부 보여준 20대 국회와는 달리 열심히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노라고, 여야가 동시에 국민 앞에 약속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의 모습은 그 절절한 약속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지난 총선에서 여당이 180석을 차지했다. 180석은 국회의 3/5를 차지하는 숫자로, 개헌을 제외한 모든 것을 투표로 처리할 수 있는 의석수다. 총선 투표율은 66.2%, 역대 최고로 기록되었다. 이 많은 유권자가 선거를 통해 보여주고자 한 메시지는 무엇일까. 우리는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고 생각할 때 만족감을 느낀다.

대한민국 국민은 20대 국회 기간 중 이루어진 탄핵의 순간에 민주주의 정치 시스템에 가장 크게 만족했다. 물론 탄핵 이후 정치적 이념의 대립이라는 여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 당시 국회는 적법한 정치 프로세스를 통해 민주주의를 지켜냈고, 수많은 여론조사에서 볼 수 있었듯이 국민의 대부분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에 신뢰를 보냈다. 이와 같이 지난 총선을 통해 많은 국민은 다시금 제대로 작동하는 국회를 원한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이고, 시스템에 따라 원활하게 움직이는 국회를 희망한 것이라 생각해볼 수 있겠다.

20대 국회는 유권자들에게 혹독한 평가를 받았다. 대화와 협상이 아닌 장외투쟁과 보이콧은 유권자가 적절한 프로세스로 느낄 만한 것이 아니었고, 대안이 없는 반대도 나쁜 평가를 받았다. 즉 유권자는 국회의원도 우리 모두가 그렇듯 적절한 시스템 안에서 일하기를 바란 것이다. 이번 원구성을 둘러싼 대립이 국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것은 이런 관점에 보면 당연한 일이다. 선거라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국민은 여당에 힘을 실어주었다. 이미 실패로 여겨지는 정치 프로세스를 바꾸려는 국민의 바람이 출발선에서부터 잘 지켜지지 않는다면, 이에 대한 실망은 여야 모두를 향한 정치혐오로 바뀔 것이다. 국민은 선거를 통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일하는 국회'. 국민에 의해 배지를 단 이들이 선거기간 동안 끊임없이 외친, 바로 그것이다.

의석수로 힘을 얻은 여당은 막강한 책임감을 느끼고 작은 흠도 잡히지 않도록 이전보다 더욱 열심히 일해야 한다. 최근 언론에서 쏟아져 나오는 '졸속심사'라는 평가가 나올 수 없게 스스로를 돌아보고 박차를 가해야 한다. 야당의원들은 시민들이 기대하는 국회활동을 통해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찾아야 한다. 그들은 거대 권력에 맞서 투쟁한다고 주장하나, 일반 시민의 눈에는 일하지 않는, 욕심 많은 특권자일 뿐이다. 시스템 안에서 할 수 없는 것을 붙잡고 있는 것보다 할 수 있는 것을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이 경험하고 싶은 것은 논리적인 대화와 협상을 통해 제대로 작동하는 정치 프로세스다. "우리는 일하는 국회를 원한다."
김대식 열린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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