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서 우렁이 사육 최수봉씨 "우렁이 키워 6차 산업 육성"

  • 장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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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19 07:50  |  수정 2020-09-19 08:10  |  발행일 2020-09-19 제3면
장인 농장일 도우다 귀농 결심
첫해 6t생산…8천만원 매출
재작년엔 '청창농'에도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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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봉씨가 우렁이에게 먹이를 주며 성장 환경을 살피고 있다.

"우렁이를 키우며 가족들과 내성천 모래 위에서 즐겁게 뛰어 놀고 있노라면 지상낙원이 따로 없습니다."

경북 예천군 호명면에서 우렁이를 사육하는 최수봉(32)씨는 친환경 농업 전도사로 통한다.

최씨는 경기도 수원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신소재공학을 전공했다. 그런 그가 갑자기 귀농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아내 박혜진씨와 결혼하면서다. 최씨는 같은 대학 캠퍼스커플로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 2015년 결혼에 골인했다. 이후 귀농 전까지 경기도 수원에서 회사 생활을 했다.

회사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가끔씩 찾은 곳이 처가인 예천이었다. 어느날 장인의 우렁이 농장 일을 도운 후 땀을 식히며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고 푸른 하늘을 보며 귀농을 결심했다.

2018년 예천으로 내려 온 뒤 장인으로부터 우렁이 키우는 방법을 배웠다. 그는 "농사일이 쉽지 않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아빠와 가장이라는 책임감이 자신을 부지런한 일꾼으로 만들어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게 열심히 노력한 결과 같은 해 청년창업형 후계농업경영인(이하 청창농)에 선정됐다.

그는 청창농 선정과 함께 400시간 이상 교육을 들으며 생각했다고 한다. 단순히 우렁이 생산(1차 산업)에 그치지 않고 가공(2차 산업)을 하거나 체험관광 상품(3차 산업)으로 확장하는 '6차 산업'으로 우렁이 사업을 키워 나가야겠다고. 그러나 주변에서 우렁이 농법이나 우렁이 사업에 대해 자세히 아는 강사나 교수를 찾지 못했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관련 서적과 인터넷 등의 정보를 활용하며 성공에 한 발씩 다가섰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귀농 후 우렁이 알 부화실에 온·습도계를 놓고 스마트폰을 통해 수시로 확인할 수 있게 만든 것을 꼽았다. 그는 그렇게 손이 덜 가는 가운데 몸을 쉴 수 있도록 조금씩 작업 환경을 바꿔 나가고 있다.

귀농한 최씨의 장점은 또 있다. 회사 다닐 때 공구와 장비를 많이 활용한 탓에 영농기계도 수월하게 익힐 수 있었다는 것. 이렇다 보니 귀농 첫해 장인과 함께 우렁이 6t을 생산해 8천여 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9년에도 비슷하게 매출을 올리며 벼농사와 밭작물로 봄에는 감자를, 가을에는 무 수확으로 부수입도 올리고 있다. 올해는 7t을 판매해 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는 현재 1만㎡에 연동 2동, 단동 13동에 우렁이를 키우고 있다. 이 가운데 우수한 품질의 우렁이 위주로 판매하고 있다. 거래처는 대부분 예천지역이다. 그렇다보니 판로에 큰 어려움은 없다. 예천의 경우 벼 재배농가나 작목반 지원사업이 잘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그는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입는 다른 작물에 비해 큰 타격이 없어 좋다"며 귀뜸했다.

그의 꿈은 우렁이 농장 일대를 '우렁이랜드'로 탈바꿈시켜 가공공장도 갖추고 체험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처가 대대로 내려오는 가양주의 기술을 전수해 전통주 사업에도 뛰어들어 보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글·사진=장석원기자 histor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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