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 문화도시를 디자인하다 .1] 문화중심도시로 첫발을 떼다

  • 박종진,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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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28 08:02  |  수정 2021-06-27 14:10  |  발행일 2021-04-28 제22면
"문화 경쟁력 높여 살기좋은 도시로" 법정문화도시 지정 도전장
지난해 연말 예비문화도시로 선정
주민주도형 문화생태계 구축 나서
최종 확정땐 국비 등 200억원 지원
전체 인구 80% "달성서 살고 싶다"
문화 여가·교육 인프라 확충 주력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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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군은 지리환경, 산업·경제, 인구사회적 측면에서 뚜렷한 특색을 나타내는 지역이다. 비슬산과 낙동강 등 천혜 자연환경과 더불어 지역 곳곳에 역사문화 유산이 산재해 있는 데다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도시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아파트 단지가 빼곡히 들어선 테크노폴리스, 비슬산 비슬관광지, 구지 대구국가산업단지, 화원유원지, 사문진 나루터 전경.

■ 시리즈를 시작하며= 대구 달성군이 문화중심 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대구지역 기초단체 중 유일하게 '법정 문화도시'에 도전장을 내밀고 차근히 내실을 다지는 중이다. 달성은 낙동강·비슬산 등 천혜의 자연과 함께 다양한 문화유산을 보유한 대구의 대표 문화도시다. 반면 '살기 좋은 고장'이란 이미지는 상대적으로 미약하다. 하지만 달성은 최근 10여년간 다방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통해 정주여건이 크게 개선됐다. 실제 달성 인구는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8년에는 인구 25만명을 돌파하며 전국 82개 군 단위 지자체 중 사람이 가장 많은 고장으로 성장했다. 달성은 앞으로 더욱 발전할 여지가 크다. 산업·교육·주거 등 인프라 확충에 더해 문화 환경까지 개선된다면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이에 영남일보는 '달성, 문화도시를 디자인하다' 시리즈를 통해 달성군이 문화중심 도시로 나아가는 과정을 11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문체부 예비 문화도시로 지정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날 달성에 '깜짝 선물' 하나가 도착했다. 법정 문화도시로 가는 첫 관문을 통과했다는 소식이 날아든 것이다. 첫 관문은 바로 '예비 문화도시' 선정이다. 이날 달성을 포함한 전국의 10개 도시가 예비 문화도시로 뽑혔다. 예비 문화도시는 1년 동안의 예비사업을 추진하고 심의를 거쳐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된다. 법정 문화도시가 되면 5년간 본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특히 국비 100억원·지방비 100억원의 예산을 지원 받게 된다. 넉넉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지역 문화 활성화에 획기적인 전환을 이룰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법정 문화도시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2018년 시작했다. 지역별로 특색 있는 문화도시를 만들어 문화 균형 발전을 이루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장기적으로 '모든 도시는 특별하다'는 관점에서 전국적으로 문화도시를 확산시켜 지역 간 상생 발전을 유도한다.

문화도시는 5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구체적으론 △역사전통 중심형 △예술 중심형 △문화산업 중심형 △사회문화 중심형 △지역 자율형 문화도시다. 달성은 서울 영등포구, 인천 서구, 경기 수원시와 함께 지역 자율형 예비 문화도시로 선정됐다. 이번 평가에서 달성은 문화사업에 대한 주민이해도가 높고 자발적인 참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달성군의 역사와 지역색을 살린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점에서도 좋은 평가를 얻어냈다.

실제 달성은 오랜 기간 다채로운 문화 사업을 진행해 왔다.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달성 100대 피아노'와 '달성 대구현대미술제'다. 국내 최초로 피아노가 유입된 사문진 나루터에서 열리는 피아노 콘서트는 2016년부터 3년 연속 지역대표 공연예술제로 선정될 만큼 성장했다. 명실상부한 지역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100대 피아노와 함께 2012년부터 명맥을 이어온 '달성 대구현대미술제'도 시민들의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도와 관심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달성군은 문화적 도시재생사업인 '화원시장 옥상실험실'을 진행했고 '천년의 화원(花園), 다시 꽃피다'도 추진 중에 있다. 이들 사업은 생활인프라 개선에 문화를 접목시켜 지역 특성을 살리면서 공동체 활성화까지 이끌어내는 데 주안점을 두고있다. 이외에도 마을 디자인 및 콘텐츠 개발사업, 고택 활성화 사업, 마을 공동체 활성화 사업 등에서도 문화적인 요소를 활용하고 있다. 이 같은 문화적 역량과 잠재력은 앞으로 달성이 문화중심 도시로 거듭나는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한발 더 나아가 문화도시 사업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법정 문화도시 지정 가능성도 한층 높아질 공산이 크다.

◆산업·인구·환경 등 급변하는 달성

달성군은 지리환경, 역사, 산업·경제, 인구사회적 측면에서 모두 뚜렷한 특색을 나타내는 지역이다.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며 달성만의 고유한 색을 띠고 있다. 특히 자연환경과 더불어 지역곳곳에 산재한 역사 문화유산들은 달성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최근에는 인구가 급증하면서 도·농 복합도시의 전형적인 이미지마저 탈피하고 있다.

최근 5년간 달성군에 새로 전입한 인구만 15만명에 이른다. 이는 달성군 전체 인구의 58.3%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젊은 층의 유입이 늘면서 지역 평균 연령이 크게 낮아졌다. 2019년 기준 달성군의 평균 연령은 39.6세로 전국 군 단위 평균(51.9세)에 비해 10세 이상 낮다.

또 달성은 대구에서 외국인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이다. 달성군의 외국인 주민은 1만820명으로 전체 인구(26만2천580명)의 4.1%를 차지한다. 대구의 전체 인구 대비 외국인 주민 비율이 2.2%인 것을 감안하면 꽤 높은 수치다. 불과 수년 만에 산업·경제·자연 환경은 물론 인구사회적 특성마저 급격히 달라진 셈이다.

개선되는 경제지표와 정주여건에도 달성을 떠나는 이들이 많다. 최근 5년간 전출 인구 수는 8만8천521명으로 집계됐다. 새로 유입된 인구 중 절반가량이 다시 달성을 등지고 있는 셈이다.

전체 인구의 80% 이상이 '달성에서 살고 싶다'는 정주의사를 갖고 있음에도 해마다 많은 이들이 떠나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달성 주민들이 느끼는 불만 사항에서 엿볼수 있다. 최근 조사 결과 달성 주민들은 △교통 불편 해소 △문화 체육 등 여가 지원 △문화 여가 인프라 확충 △공동주택 공급 확대 △생활 주변 정비 △공원 및 문화시설 확충 △도시 안전 확충 등을 개선이 필요한 사항으로 꼽았다. 대부분이 문화·교육 여건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특히 주민 63% 이상이 '문화 활동을 위해 대구 도심으로 이동한다'고 답변해 문화에 대한 갈증이 높음을 시사했다.

◆주민이 직접 그리는 문화도시

달성의 도시 정책은 변화의 기로에 섰다.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는 맞춤형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달성군도 새로운 도약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달성이 지향하는 도시는 어떤 모습일까. 달성군은 '문화'란 키워드에 주목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 모델로 문화중심 도시를 표방하고 나선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지역만의 고유한 문화는 도시브랜드이자 곧 도시의 경쟁력이다. 세계 속 특색있는 도시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문화적인 요소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달성군은 공동체 유대관계 개선에도 문화적인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얼굴을 보며 직접 대화하고, 같은 활동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유대관계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대 간·계층 간 화합도 연장선상에 있다.

달성군이 법정 문화도시 지정에 도전장을 내민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문화적 자산을 활용해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 공동체 활성화를 이루기 위해서다. 달성군은 예비 문화도시 사업을 통해 '사람-활동-장소'가 연결되는 도시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또한 '주민 주도형' 도시문화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주민들의 다채로운 삶과 이야기가 바탕이 돼야 지속가능한 도시 문화를 형성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주민 주도로 성장해 나가는 문화도시, 달성이 꿈꾸는 도시의 방향성이다.

'달성살면 달성사람, 들락날락 달성'이란 사업명에서도 달성군 예비 문화도시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이 프로그램 역시 주민 간의 연결성이 핵심이다. 지역 주민들이 추구하는 가치나 문화 또는 다양한 활동을 위한 공동체를 형성하게끔 도와주고 지속적인 교류를 갖게하는 데 의의를 둔다. 이 같은 공동체는 주민 간 소통의 장이 되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연대감을 형성하게 된다. 결국 주민들이 서로 지역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행정에도 반영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또 하나 달성은 호혜(互惠)로운 도시를 추구한다. 튼튼한 공동체 구성의 요건으로 호혜적인 관계를 꼽은 것이다. 호혜는 단순히 수용의 범위를 넘어 상호 간 인정과 존중을 통해 자유와 평등의 문화를 확립할 수 있게 한다. 이질적인 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온 달성만의 역사성을 계승해 독특한 문화로 발전시키기 위함이다.

글=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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