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인재프로젝트에 보내는 편지] "작은 마음이 모여, 울창한 '나눔의 숲' 이뤄가길"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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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27 07:57  |  수정 2021-05-27 08:16  |  발행일 2021-05-27 제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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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열린 희망인재프로젝트 학습멘토링에서 장학생과 대학생 멘토가 학습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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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는 '대구의 미래를 준비한다'는 각오로 2013년부터 우수인재양성 프로그램인 '희망인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언론과 지역사회가 힘을 합쳐 지역의 인재를 응원하는 이 프로그램은 영남일보와 대구사회복지관협회, 익명의 후원자그룹인 키다리아저씨, 희망멘토 등 다양한 그룹에서 참여하고 있다. 가정의 달을 맞아 멘티 장학생을 거쳐 대학생 멘토로 활동 중인 한창석(충북대)군·김꽃님(가명·대구대)양이 지역사회에 감사의 편지를 보내왔다. 여기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장학생들을 후원하는 키다리아줌마도 답장을 보내왔다. 영남일보는 편지사연을 지면에 전재한다. (053)756-9985

#편지1-한창석(충북대)

안녕하세요. 저는 희망인재 출신이며 지금은 희망인재들의 멘토가 된 한창석입니다. 2017년도에 학교 선생님의 추천을 받고 희망가족의 한 사람이 된 지 벌써 5년째랍니다. 처음에 이 활동에 들어오기 전에는 참으로 이 프로젝트에 들어오기 싫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입시 공부하기도 바쁜 고등학교 생활 때 생판 남인 사람들한테 왜 시간을 투자해야 할까 라는 생각이었죠. 부모님과 복지사 선생님의 조언과 설득으로 행사에 나오기 시작했고 한 몇 개월 정도까지는 그 생각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새 인가 처음에 했던 생판 남에게 시간을 투자라는 생각보단 저 자신에게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는 생각이 커졌습니다. 점점 이 활동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좋아졌고 다음 행사가 기다려지게 됐답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서는 이 활동이 제 생활의 일부가 되었답니다. 소심했던 제가 강단에 나가서 많은 사람 앞에서 이야기를 해도 떨지 않고 다른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전 희망인재 프로젝트가 인생에 3번 온다는 기회 중 첫 번째라고 생각합니다. 이 행사가 저를 바꾸어 주었고, 많은 것을 주었습니다. 그렇기에 지금은 제가 받은 것들을 돌려주기 위해 멘토가 되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답니다. 저에게 이런 기회를 주신 키다리 아저씨와 희망가족 모두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편지2-김꽃님(가명·대구대)

안녕하세요! 희망인재 프로젝트의 희망인재였고, 지금은 희망멘토로 활동하고 있는 김꽃님입니다.

어릴 때 집처럼 드나들던 복지관 덕분에 희망인재 프로젝트에 자연스럽게 참가할 수 있었던 건 제게 큰 행운이었습니다. 사람과의 대화를 좋아하는 쾌활한 성격을 가진 저에게 대학생 언니, 오빠들과 공동 행사와 자유 교류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는 신선하고 확실한 행복이 됐으니까요. 희망인재 프로젝트는 힘들었던 학창 시절 제가 혼자가 아님을 알게 해주었고,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인연을 만들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제게 '나눔'의 가치를 일깨워준 의미 있고 따뜻한 존재입니다.

멘티에서 멘토가 되고 나니, 미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저희를 위해 꾸준히 고운 마음을 모아주신 많은 분들이 계신다는 것을 비로소 체감했습니다. 키다리 아저씨분들의 도움은 저를 어쩔 수 없이 찾아오던 현실적인 난관에도 좌절보다는 낙관적인 에너지로 극복해내는 사람이 될 수 있게 하였습니다.

희망인재 프로젝트가 시작되던 때부터 지금까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희망인재들을 향한 변치 않는 마음을 전달해 준 키다리 아저씨분들께 진심을 다해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늘 희망인재들에게 양질의 도움을 주시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불어넣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키다리 아저씨분들을 통해 희망인재 프로젝트의 모두가 든든함을 잔뜩 받고 있는 만큼, 키다리 아저씨분들에게도 건강하고 행복한 일들만이 가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말로 다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합니다.

#편지3-키다리아줌마 (글을 쓴 키다리아줌마는 대구의 50대 주부입니다. 그녀는 투병 중인 할머니와 생활하는 희망인재에게 반찬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희망인재 프로젝트를 응원하고 있는 키다리아줌마입니다

창석, 꽃님 멘토님의 편지를 읽으며 밝고 유쾌한 기운이 느껴져 제 마음까지 환해졌습니다. 두 사람이 희망인재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것을 큰 행운으로 여기듯이 저 또한 그러한 일에 작은 마음을 보태며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된 것도 큰 행복입니다. 행운과 행복은 우연히 오지만 자신의 선택으로 더 의미 깊게 만들어가는 것이란 생각도 듭니다.

다른 분들에 비해 저의 키다리 아저씨 역할은 아주 미미한 것이어서 이런 답장을 쓰기도 부끄럽지만 용기를 내었고, 꽃님 님의 편지를 읽으며 저의 편지나비라는 가명도 즉시 짓게 되었습니다. 작은 날갯짓이 큰 파장을 가져오는 나비효과가 되듯이 저의 미미한 역할도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고, 조금조금씩 이 사회가 더 따듯해지기를 바랍니다.

영남일보의 '희망인재 프로젝트'를 통하여 그 누군가에게 전해지는 온기는 희망과 용기가 되며, 더 나아가서는 이 사회를 밝혀주는 한 줄기 빛이 되기도 할 것입니다. 아, 힘들고 외로운 그 뒤에 키다리 아저씨께서 말없이 지켜보며 도움을 주신다는 상상만으로도 힘이 날 텐데 그것이 실제로 이루어진다면 더 큰 희망이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영남일보의 뜻깊은 행보에 큰 박수를 보내며, 동참의 기회를 주신 것만으로도 제게는 큰 기쁨이었습니다.

키다리 아저씨를 만난 사람이 또 키다리 아저씨가 되어 더 울창한 나눔의 숲을 이루어 가는 일, 그것이 바로 희망인재로 가득한 사회가 되는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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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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