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혈세로 고소득자 馬관리비까지 대주는 대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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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15   |  발행일 2021-06-15 제23면   |  수정 2021-06-15 07:08

대구지역 기업인과 건물주, 의료인들이 키우는 개인 말 관리비를 2009년부터 10여 년째 대구시 예산으로 지원하고 있어 말썽이다. 지원 비용만도 연간 2억5천여만원에 이른다니 대명천지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는지 아연실색할 노릇이다. 이런 식이라면 애견 가정에도 시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는 등식이 성립된다.

대구시설공단에 따르면 대덕승마장에서 관리 중인 개인 소유의 말은 모두 24마리. 소유주로부터 관리비용 명목으로 월 35만원을 받는다. 일각에서 특혜시비가 일자 대덕승마장 관리기관인 대구시설공단이 지난해 9월 개인 소유 말 관리비용을 분석한 결과 말 한 마리당 관리비용은 월 120만원이 드는 것으로 나왔다. 차액 85만원은 대구시에서 대줬다. 말 관리비용은 배설물 처리용 톱밥 구입비, 건초 및 사료비용이 포함된다. 개인 소유주가 말을 탈 때마다 안장을 얹어주는 작업인 ‘장안’서비스는 물론 말발굽을 깎은 뒤 편자를 교체하는 ‘장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 비용은 말 관리비용에 포함되지 않는다니 이런 특혜가 어디 있는가.

대구시설공단이 이런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올해부터 대덕승마장에서 말 관리를 원할 경우 1년 단위의 갱신 허가제를 실시했다. 장안·장세 서비스는 폐지했다. 개인 소유주 23명은 이러한 대구시의 조치가 부당하다며 지난 3월 '대덕승마장 시설(마방) 사용(갱신) 허가 처분 무효'를 요구하는 행정 소송을 냈고, 오는 17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대구에서 밥술깨나 먹는다는 인사들이 행정소송을 내는 것은 좀스럽고 낯부끄러운 처신 아닌가.

대구시는 이번 일에 대해 대시민 사과를 해야 한다. 대구시정을 감시·감독해야 할 시의회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심지어 5~6년 전까지만 해도 대덕승마장에서 특혜를 받은 개인 소유 말이 무려 40마리에 이르렀다니. 말이 되는 소리인가. 말 관리 비용뿐만 아니라 부가 서비스 비용도 죄다 수익자 부담으로 돌려야 한다. 말 등에 오르니 대구시민이 죄다 아래로 보이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이번 기회에 승마와 관련한 나쁜 관행을 확 뜯어고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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