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사과,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가 되다 .10] '황금사과의 유혹' 청송사과축제…닷새간 17만여명 인산인해…명실상부한 전국구 명품축제로 우뚝

  • 김일우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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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13 08:00  |  수정 2021-10-13 08:06  |  발행일 2021-10-13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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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청송사과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시작된 청송사과축제는 전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7년 연속 경북도 최우수 축제로 선정된 데 이어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2020~2021년 문화관광축제'에도 포함됐다.

매년 가을 주왕산국립공원이 단풍으로 붉게 물들면 경북 청송에서는 사과축제가 열린다. 청송사과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시작한 이 축제는 어느덧 지역을 넘어 전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청송사과,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가 되다' 10편에서는 경북도 최우수 축제이자 2020~2021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청송사과축제에 대해 다룬다.

7년연속 경북도 최우수축제 타이틀
2020~2021년 문화관광축제 선정도
다양한 이벤트·체험프로그램 돋보여
코로나 여파 올해 행사 취소 아쉬움

#1. 사과 퍼레이드부터 각종 공연까지

청송을 남북으로 가로질러 흐르는 용전천변에는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우뚝 솟은 절벽이 하나 있다. 현비암(賢妃岩)이다. 갖가지 수목에 쌓여 있는 절벽은 계절에 따라 다양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특히 맑은 용전천에 비치는 모습은 한 폭의 수채화가 따로 없다. 가을이 깊어지자 현비암 주변이 각양각색의 LED 빛으로 수놓아진다. 사과거리(Apple Street)가 들어서면서다. 사과거리의 수령이 200년 이상인 나무 네 그루는 사과 조형물을 주렁주렁 달고 '세상에서 제일 큰 사과나무'로 변신한다. 2019년 10월30일~11월3일 닷새간 열린 '제15회 청송사과축제'의 풍경이다.

이날 청송사과축제는 '산소카페 청송군, 황금사과의 유혹'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청송군이 주최하고, 청송군축제추진위원회가 주관했다. 행사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가을 단풍을 보기 위해 주왕산국립공원을 찾은 나들이객까지 행사장에 밀려와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청송사과축제는 매년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호응을 얻고 있다. 2019년 축제도 마찬가지다. 당시 방문객은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수 천 개의 사과 풍선 중에서 황금사과를 골라내는 '만유인력-황금사과를 찾아라', 사과선별기를 통해 번호를 추첨하는 '도전 사과선별 로또', 사과를 다듬이로 두드리는 '꿀잼-사과난타' 등을 즐기느라 여념이 없었다.

'나만의 사과 컵 만들기' '청송문화유산답사기' '내가 그린 사과 그림' '사과 꽃 액자 만들기' '사과 방망이 체험' '원산지 표시 위반자 의금부 압송 의상 체험' 등 프로그램도 방문객에게 깨알 같은 재미를 안겨줬다.

공연 프로그램도 풍성했다. 축제 첫날 열린 '7080 문화콘서트에서는 가수 변진섭, 전영록, 추가열 등이 출연해 1970~80년대 인기 가요들을 노래했다. 이튿날에는 MBC 가요베스트를 통해 가수 박상철, 김용임, 배일호, 현숙, 금잔디, 박구윤 등이 출연했다. 이어 11월1일 축하공연에서는 가수 장윤정, 김범룡, 이용, 신계행, 도시와 아이들 등 당대 최고 인기가수들이 멋진 무대를 꾸몄다. 또 가수 오마이걸, 라붐, 왈와리 등이 출연해 사과 가면무도회를 선보이기도 했다.

주민들의 경연 프로그램도 눈길을 끌었다. 8개 읍·면 주민들이 참여하는 청송사과 퍼레이드부터 청송사과 꽃줄 엮기 경연대회, 사과왕 선발대회, 농특산물 품평회, 떡 솜씨 경연대회 등이 잇따라 열렸다. 또 행사 중간중간 청송사과 깜짝 경매나 사과 올림픽이 진행돼 방문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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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제15회 청송사과 축제에 참가한 기관단체와 사과농가들의 부스가 줄지어 서있다.

#2. 지역 축제에서 전국 대표 축제로

2005년 시작된 청송사과축제가 명성을 떨치기 시작한 것은 2013년부터다. 그해 처음으로 경북도 최우수 축제에 선정된 뒤 2019년까지 한해도 빠지지 않고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7년 연속 최우수 축제의 영예를 안은 것. 특히 2019년은 청송사과축제가 전국적으로 인정을 받은 해였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0~2021년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돼 전국 대표 축제 34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통상 문화관광축제로 뽑히면 2년 동안 국비 보조금과 한국관광공사를 통한 국내외 홍보마케팅 지원받고, 문화관광축제라는 명칭도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청송사과축제는 지난해 10월23일 대전 ICC호텔에서 열린 '제14회 피너클어워드(Pinnacle Awards) 한국대회'에서 축제유형 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피너클어워드는 세계적 축제들의 네트워크 구축 및 축제 정보 공유 차원에서 1956년 설립된 세계축제협회의 한국지부에서 2007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대회다. 청송사과만큼이나 청송사과축제도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청송사과축제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2013년 열린 제9회 축제 때만 하더라도 방문객 수는 7만여 명 수준이었다. 이후 5년 뒤인 2018년 제14회 축제 때 처음으로 방문객 수 10만명을 돌파했고, 이듬해 축제에는 방문객 수가 17만여 명으로 크게 늘었다.

축제의 인기가 높아지자 청송군은 나흘 동안 열리던 축제 기간을 2019년부터 닷새로 하루 더 늘렸다. 또 행사 장소도 변경했다. 청송읍 송생리 청송사과공원에서 월막리 용전천 현비암 앞으로 옮겨 행사장 규모를 키우고 접근성을 높였다. 청송나들목(IC)에서 청송사과축제가 열리는 행사장까지 거리가 10㎞에서 4㎞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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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사과 축제장을 찾은 관람객이 다양한 사과 품종을 살펴보고 있다.

#3. "아쉽지만 내년에 다시 만나요"

흥행가도의 청송사과축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을 피하지는 못했다. 지난해 축제를 열지 못한 청송군은 올해만은 축제를 진행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오는 11월3~7일을 행사 기간으로 정하고 문화체육관광부, 경북도, 청송군의회, 청송경찰서, 청송교육지원청, 청송문화원, 청송군 관내 농협, 청송사과협회,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수력원자력 청송양수발전소 등 많은 기관의 후원을 확보했다. 하지만 전국 적으로 코로나19의 확산세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이에 청송군축제추진위원회(위원장 이성우)는 지난달 29일 청송군청 제1회의실에서 회의를 열어 제16회 청송사과축제 개최 여부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26명 위원들은 군민 여론, 코로나19 상황, 지역경기 부양 등을 놓고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그 결과 축제를 통한 지역경기 부양효과보다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는 것이 더 낫다는데 뜻을 모으고 올해 축제는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이 위원장은 "청송사과축제가 열리길 학수고대했던 군민과 관광객 여러분의 이해를 구한다"며 "특히 축제 프로그램 운영과 체험·판매 등 부스 운영을 준비해왔던 기관단체 및 사업자, 사과농가 등에도 양해를 바란다. 축제 취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군민 안전을 위해 불파기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윤경희 청송군수도 "그동안 코로나19 상황에 안전한 축제 개최를 위해 준비해 온 축제추진위원들과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한다"며 "추진위원회의 뜻을 받들어 아쉽지만 내년을 기약하겠다"고 말했다.

글=김일우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전 영남일보 기자〉

사진=박관영기자 z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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