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사과,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가 되다 .11] 청송군의 공격적 사과 마케팅…프로야구장으로, 마트·백화점으로…'명품사과 알리기' 전국 누빈다

  • 김일우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 |
  • 입력 2021-10-20 08:10  |  수정 2021-10-20 09:05  |  발행일 2021-10-20 제22면

2021101901000573100023041
청송군은 청송사과의 맛과 품질을 널리 알리기 위해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지를 돌며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2019년 10월22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개막전 당시 청송군이 서울 잠실야구장 앞에서 진행한 청송사과 홍보행사 모습. <청송군 제공>

청송사과는 자타공인 전국 최고의 맛과 품질을 자랑한다. 하지만 때론 최고가 되는 것보다 최고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 수많은 경쟁자의 도전을 물리치고 자신과의 싸움에서도 승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청송의 농민과 관련 직군 종사자들은 '전국 최고의 사과'라는 자존심을 지켜내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더불어 청송군도 농민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공을 들이는 분야가 있다. 바로 홍보다. 청송사과가 아무리 맛있다고 한들 직접 먹어보지 않고는 그 맛을 알 수 없다. 이에 청송군은 전국을 돌며 청송사과의 '참맛'을 전하고 있다. 홍보 장소도 대형마트, 백화점, 야구장, 등산로 등을 가리지 않는다. '청송사과,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가 되다' 11편에서는 청송군의 공격적인 사과 마케팅에 대해 다룬다.

2019년 한국시리즈 개막전 출동
사과 3만개 무료나눔·시식행사
야구팬 "진짜 맛있다" 이구동성
해운대·등산로 등 어디든 달려가
할인 행사·경품 이벤트 큰 호응
홍보 CM송도 만들어 적극 활용


#1. 청송사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진출

2019년 10월22일 서울 잠실야구장 앞에 붉은색 대형 펼침막 하나가 내걸렸다. 야구팬들이 자신의 팀을 응원하며 내건 광고물이 아니었다. 펼침막에는 '2019 한국시리즈, 청송황금사과의 유혹'이란 글자가 선명했다. 청송군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개막전에 맞춰 준비한 이벤트였다. 펼침막 앞에는 부스가 마련됐고, 테이블 위에 빨갛게 익은 후지(부사)와 황금색 시나노 골드가 가득 쌓였다. 후지와 시나노 골드는 청송에서 재배되는 대표적인 사과 품종이다.

부스 앞에는 청송사과를 맛 보려는 야구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윤경희 청송군수도 홍보에 열을 올렸다. 사과 그림이 그려진 붉은 점퍼를 입은 윤 군수는 사과 바구니를 들고 다나며 직접 사과를 나눠줬다. 한쪽에선 '청송사과 나눔 룰렛 행사'도 진행됐다. 참여자들은 연신 환호성을 지르며 생각지 못한 깜짝 이벤트를 만끽했다.

청송사과를 맛본 야구팬들은 "말로만 듣던 청송사과 진짜 맛있다" "금방 수확한 사과를 현장에서 맛보니 좋다"는 등 찬사를 쏟아냈다.

청송사과 홍보 행사에는 윤 군수를 비롯해 청송군의원들과 사과 생산자단체 및 유통 관계자, 홍보요원 등 150여 명이 참여했다. 청송군이 당시 한국시리즈 개막전을 노린 것은 청송사과와 함께 제15회 청송사과축제도 함께 알리기 위해서였다. 당시 청송사과축제는 10월30일~11월3일 청송군 청송읍 월막리 용전천 현비암 앞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다.

이날 청송군은 행사를 위해 잠실야구장 매표소 옆 5번 출구에 일찌감치 홍보 부스를 마련했다. 이어 오후 3시부터 경기 관람객에게 세척 후 개별 포장한 청송사과를 한 개씩 무료로 나눠줬다. 청송군이 준비한 사과만 3만개에 달했다. 무료나눔과 시식행사는 오후 7시까지 이어졌다.

청송사과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8년에도 '청송황금사과 한국시리즈 나들이'란 주제로 홍보 행사를 가졌다. 당시에도 청송군은 2만6천개의 사과를 준비해 야구팬들에게 나눠주고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코로나 여파로 홍보 활동을 잠시 중단한 청송군은 2022년 한국시리즈 때는 다시 청송사과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장혜란 청송군 농정과 유통관리담당은 "코로나19 여파로 아쉽게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청송사과 홍보를 하지 못했다"며 "더 내실있게 홍보 행사를 준비해 내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는 더 나은 홍보 행사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20211018=4
윤경희 청송군수가 '사과나눔 룰렛 행사'에 참가한 야구팬들에게 사과를 나눠주고 있다. <청송군 제공>

#2. 마트·백화점서도 청송사과 홍보

야구장 외에도 청송군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다녔다. 2019년 11월21~27일에는 국내 최대 농산물 도소매 매장인 서울 농협하나로클럽 양재점(서초구)에서 청송사과 홍보·판매전을 열었다. 행사에는 윤경희 청송군수를 비롯해 지역 농협 기관장과 하나로마트 관계자 등이 자리했다.

이날 청송군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파격적인 가격 할인행사와 시식회, 경품 이벤트 등을 펼쳐 큰 호응을 얻었다. 앞서 청송군은 2018년 11월29일~12월2일에도 농협하나로클럽 양재점에서 홍보 활동을 벌인 바 있다. 당시 청송군이 마련한 사과 할인판매와 경품 이벤트에 참가하려는 이들이 몰려 긴 줄을 늘어서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또한 청송군은 2019년 10월24~27일 서울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강남구)과 수도권 7개 지점에서 청송사과 대표 품종인 후지의 첫 출하 행사를 갖기도 했다. 2019년 11월16일에는 서울시 서초구 청계산 원터골 등산로 입구에서 등산객을 대상으로 홍보마케팅 행사도 가졌다. 특히 윤 군수는 2018년 포항중앙상가에서 열린 '청송군 농촌지도자회 사과홍보행사'에서도 직접 참여해 청송사과 홍보에 열을 올렸다.

청송사과 알리기 운동은 행정의 몫만 아니다. 농민들도 홍보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청송사과 농가 1천여 가구가 참여하고 있는 '청송사과 GPA(Good Agricultural Practices·농산물우수관리) 사업단'은 2018년 11월27~28일 부산 해운대 젊음의 거리에서 부산 시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청송황금사과 시식 및 다양한 홍보 행사를 진행했다. 청송군농촌지도자회도 포항 큰숲교회를 방문해 청송사과를 나눠주는 홍보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3. '청송사과 CM송'도 제작

'자연의 햇살 가득 담아서/ 아삭아삭 기쁨을 드려요(청송사과)/ 주왕산 이슬 가득 머금은 새콤달콤 청송사과(오오오)/ 자연의 선물 청송사과 황금사과(황금사과)/ 산소카페 청송군.'

'청송사과 황금사과'라는 제목의 이 노래는 청송군이 만든 CM송(commercial Song·광고음악)이다. 청송군은 사과 수확기를 앞둔 2019년 9월 청송사과 홍보를 위해 이 노래를 제작했다. 노래는 20초, 30초, 1분, 1분30초 네 가지 버전이 있다. 누구나 한 번만 들어도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다.

청송군은 이 노래를 행정전화 통화연결음으로 지정했다. 또 청송군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블로그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누구나 다운로드 받아 휴대전화 벨소리 등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각종 홍보 행사와 사과축제 때도 어김없이 이 노래가 흘러나온다.

이처럼 청송군이 전국을 무대로 홍보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은 윤경희 청송군수의 방침 때문이다. 2018년 7월 취임한 윤 군수는 자신을 '청송사과 세일즈 군수'로 자처하며 청송사과를 전국에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으로 청송사과 홍보 기회가 줄어 아쉬움이 크다.

윤경희 청송군수는 "청송사과 판로 확대를 위해서는 신규 시장의 공략과 더불어 수도권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고품질 사과에 대한 유통 활성화가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농협 등 지역 유통기관들과 함께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 안정적인 대량 소비시장을 확보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김일우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전 영남일보 기자>

기자 이미지

김일우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관련기사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